낯선 불편함이 건네는 뜻밖의 위로… 7월, 느리게 걷는 여행법

  • 한국관광공사, 감각 있는 국내여행 테마 '요즘여행' 7월호 공개

편안한 휴식만이 여행의 전부일까. 익숙한 일상을 잠시 내려두고, 스스로 불편을 택하는 이들이 있다. 스마트폰을 끄고, 말 없는 고요 속에 자신을 맡긴다. 때로는 수십 킬로미터의 산길을 오르며, 묵묵히 나를 들여다본다. 그 여정 끝에서 마주하는 건 단순한 쉼이 아니라, 잊고 지낸 진짜 ‘나’이리라.

한국관광공사는 감각 있는 국내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하는 ‘요즘여행’ 두 번째 테마로 ‘불편한 여행’을 소개했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이번 기획은 불편함을 통해 자기 성찰과 회복을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여행지 5곳을 담았다.
 
가가책방에 방문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행자들 사진한국관광공사
가가책방에 방문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행자들 [사진=한국관광공사]

◆5평 무인책방에서 방탈출 감성···공주 가가책방

간판도 불도 없다. 책방 문을 여는 것부터 손님의 몫이다. 전화로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자물쇠를 직접 열어 들어가는 무인책방, 충남 공주 가가책방은 방탈출 게임을 연상케 한다. 조명도, 에어컨도 스스로 켜야 한다.

메모 가득한 공간에는 책이 아닌 ‘사람’이 남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소정의 입장료를 책정했지만, 이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좋았다면 자율 납부하면 된다. 손님들의 제안으로 생긴 이 제도에는 신뢰와 자율, 그리고 공간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사진한국관광공사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사진=한국관광공사]

◆침묵 속 깊은 성찰···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

기독교 수도원에서의 하룻밤은 조용한 회복의 시간이 된다. 경북 칠곡의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피정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아침기도부터 끝기도까지 수도자들과 함께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이곳은 빛의 변화마저 하나의 묵상이 된다. 가톨릭 성물들을 구매할 수 있는 성물방, 망치로 꾸며진 대회의실도 가볼 만하다.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기본 신념인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를 잘 표현한 곳이다.

수도사들이 직접 만든 식사도 특별한 경험을 더한다. 특히 소시지는 인기 만점이다. 
 
홍천 행복공장 여행자가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홍천 행복공장. 여행자가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나 홀로 독방에서 보내는 24시간···홍천 행복공장

1.5평(4.95㎡) 남짓한 방에 스스로를 가둔다. 디지털 기기 없이 고요한 독방에서 보내는 24시간. 강원 홍천 ‘행복공장’이다.

이곳은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했던 고 권용석씨가 연극인인 아내 노지향 원장과 함께 성찰과 나눔을 통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갖고 설립한 공간이다. 

홍천 행복공장은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오직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독방 안엔 좌식 탁자와 요가 매트, 다기 세트까지 작지만 알찬 구성, 방명록에는 다양한 참가자의 고민과 응원이 담겨 있다. ‘내 삶을 더 이롭게’라는 조건 아래 참가자는 다시 일상으로 가석방된다.
방문객을 마중나오는 맹개마을 트랙터 사진한국관광공사
방문객을 마중나오는 맹개마을 트랙터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을 건너야 닿는 고립의 마을···안동 맹개마을

경북 안동. 낙동강 건너, 트랙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마을이 있다. ‘맹개마을’이다. 

 맹개마을은 20여 년 전, 김선영·박성호 부부가 귀농해 밀 농사를 지으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재는 국내 최초의 밀소주인 ‘안동 진맥소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으로 유명하다.

프로그램을 예약하면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은 물론,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저녁 식사도 체험할 수 있다. 고립된 마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함이다.

2024년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이곳은 도산서원과의 연계 코스로도 알맞다.
 
북한산 사진한국관광공사
북한산 [사진=한국관광공사]

◆극한의 사우나 같은 산행···불수사도북 종주

총거리 45㎞, 누적 상승고도 4000m.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다섯 산의 머리글자를 딴 ‘불수사도북’ 종주는 20시간 이상을 걸어야 완주할 수 있는 극한의 산행이다. 

공릉동 백세문에서 출발해 다섯 산의 정상을 찍은 뒤 불광동 대호아파트로 하산하는 길을 정석으로 친다. 그렇다고 이 코스가 원칙은 아니다. 능선을 타고 다섯 산의 정상을 한달음에 오르는 것이 이 산행의 목적이다.

불수사도북 종주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한다. 평소 뒷산 산행 등을 통해 산의 환경과 지형을 익히는 연습도 필요하다. 

이 여정이 선사하는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산행 전에는 북한산우이역 인근 ‘우이동 산악문화 H·U·B’를 들러 정보와 체험을 얻는 것도 좋다.

한편 ‘요즘여행’은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주목받는 국내 여행 방식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격월 단위로 발간된다. ‘요즘여행’ 콘텐츠에 관한 세부 정보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 내 테마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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