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 수준 인공지능(AI)을 개발하겠다는 메타가 개발자 절반을 중국인으로 채웠다. 국내 ICT 기업 출신 개발자를 비롯한 한국인은 전무해 우리 AI 인력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유출된 메타의 AI 개발 조직 ‘슈퍼인텔리전스’ 팀 인력 구성 자료에 따르면, 전체 44명 중 중국인 개발자는 21명(47.7%)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인 개발자가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독일, 브라질, 프랑스, 이스라엘, 호주 출신 개발자도 포함됐다.
슈퍼인텔리전스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전 세계 최정상 AI 개발자들로 구성한 조직이다. 팀원들의 연봉은 최소 1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에 달한다. 저커버그는 최대 1300억 원에 달하는 보상 패키지를 앞세워 실리콘밸리 및 글로벌 AI 기업의 베테랑 개발자를 영입해왔다. 인재 영입을 위해 AI 스타트업 스케일 AI와 플레이AI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국인이나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 출신 개발자는 없다. IT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슈퍼인텔리전스 팀 구성을 위해 AI 개발자와 학자를 대상으로 한 인재 영입 명단을 작성했으나, 한국인 개발자는 이 명단에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한국에 AI 관련 인력은 적잖아 있지만 고급 인력의 비중, 창의성, 유치력 면에서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에 등록된 한국인 중 AI 관련 기술 인력 집중도는 0.79%로, 이스라엘(1.13%), 싱가포르(0.8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AI 논문 게재 수 역시 세계 12위로 인구 대비 높은 편이다. 하지만 논문 평균 인용 수는 35.2회로 미국(63.3회), 중국(55회)에 비해 크게 낮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산하 중국투자기술진흥사무소(ITPO China)가 선정한 세계 100대 AI 연구자 중 한국에서 근무하는 연구자는 단 1명에 불과하다.
AI 스타트업 대표는 “AI 인력 수는 정책으로 늘릴 수 있지만, 수준을 높이는 것은 어렵다”며 “한국의 AI 생태계가 미비해 연구와 개발이 주요국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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