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가 서방 주요국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중동의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에 대한 프랑스의 역사적 헌신에 따라, 프랑스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했다"며 "9월 유엔 총회에서 이를 엄숙히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종식시키고 민간인들에게 구호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지난 몇 달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주권 국가로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띄우며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원한다는 의견을 표명해왔다. 프랑스는 6월 유엔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두 국가 해법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압력과 이스라엘과 이란 간 '12일 전쟁' 시작 등으로 인해 일정이 연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마크롱 대통령이 깜짝 선언을 했다며 이번 결정으로 프랑스는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발표가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소규모 국가들이 주도해왔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움직임에 더 큰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와 중국, 인도 등 140개국 이상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영국 등은 그렇지 않다.
미국은 이에 대해 "무모한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X에서 "이 무모한 결정은 하마스의 선전을 돕고 평화를 저해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6월 각국 정부에 보낸 외교 전문에서 팔레스타인을 잠재적인 국가로 인정하는 모든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X에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런 조치는 테러를 부추기고 가자지구처럼 또 다른 이란의 대리세력을 만들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이스라엘 몰살을 위한 발판일 뿐,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 나란히 국가를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대신 국가를 세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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