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제강그룹 본사 페럼타워.[사진=동국제강그룹]
동국제강그룹이 10년 전 매각했던 상징 사옥 '페럼타워'를 다시 품는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내실 성장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건다.
동국제강은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서울 중구 수하동 소재 페럼타워 매입을 의결했다. 이어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매도·매수 당사자가 입회한 가운데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금액은 6450억6000만원이다.
페럼타워는 동국제강그룹의 상징적 공간으로, 그룹의 성장과 쇄신을 상징해왔다. 동국제강은 1974년 옛 청계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 을지로에 본사를 마련했고, 이후 2010년 페럼타워 신축을 마무리하며 이곳으로 복귀했다.
페럼타워는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한 대지 3749㎡, 지하 6층·지상 28층 규모의 고층 건물이다. 명칭은 철(Ferro)의 라틴어에서 따 '페럼'(Ferrum)으로 정했으며, 임직원 공모를 통해 결정됐다.
하지만 철강 업황 악화로 동국제강은 2014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후 동국제강-유니온스틸 통합, 유아이엘 매각, 후판사업 재편 등을 추진했고, 2015년 4월 페럼타워를 매각하며 2년 만에 약정을 졸업했다.
동국제강은 이후 철근·형강·컬러강판 등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고, 중국법인 정리, 브라질 CSP 제철소 매각 등 사업 재편을 이어왔다. 이에 따라 2015년 BB+였던 신용등급은 지난해 BBB+(안정적)까지 올랐고, 부채비율은 136.8%에서 99.0%로 개선됐다.
이번 페럼타워 재매입은 10여 년에 걸친 구조조정의 마침표이자, 그룹 재도약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6월 지주사 동국홀딩스를 출범시키고, 철강 법인 동국제강·동국씨엠으로 분할하며 지배구조를 재정비했다.
회사 측은 이번 매입으로 그룹 통합 시너지 창출 기반을 확보한 동시에, 중심업무지구 내 우량 자산을 바탕으로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자산 가치 제고도 기대하고 있다. 잔금 납입 등 잔여 절차는 3분기 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동국의 헤리티지를 계승하며, 내실 있는 성장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