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관광객들이 북한 리조트를 방문해 겪은 일들을 소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점사업으로 추진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준공식을 6월 24일에 열고 7월 1일 본격 개장했다. 러시아 관광객 13명은 평양을 거쳐 1주짜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이곳을 찾았다.
여행 비용은 북한 당국에 1400달러(약 194만 원), 러시아 여행사에 3만5000루블(약 61만4000원) 등 총 2000달러(약 278만 원) 수준이었다. 식사와 항공편이 포함됐으나 간식과 옵션 활동은 별도였다.
원산 도착 후 이들은 해변을 사실상 전세 낸 듯한 분위기를 경험했다. 한 관광객은 “리조트 전체에 손님이 우리뿐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호텔은 요청하면 곧바로 포터블 스피커와 야외의자를 가져다주는 등 맞춤 서비스를 제공했다.
북한 내국인과 외국인 구역은 철저히 분리돼 있었고 워터파크에는 출입이 금지됐다. 지불은 루블을 받지 않고 달러·유로·위안화만 사용 가능했으며, 예치금을 전자팔찌로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맥주 한 병은 0.60달러(약 830원), 얼굴 마사지 15달러(약 2만1000원), ‘화성포-17’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플라스틱 모형은 465달러(약 64만6000원)에 판매됐다. 와이파이는 10분에 1.70달러(약 2만4000원)였다.
러시아 관광객들은 제트스키, 쿼드바이크를 무료로 빌릴 수 있었고, 리조트 전체가 새것처럼 깔끔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투숙객은 ‘방해하지 마시오’ 표지를 걸어도 직원이 무단으로 들어오거나, 미리 올려둔 보일러 온도를 낮추는 등 운영 미숙을 지적했다.
북한 당국은 해당 관광지구가 최대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해수욕장과 체육·오락시설을 갖췄다고 홍보하고 있다. WSJ는 이번 주 두 번째 러시아 단체 관광단이 원산을 찾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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