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兆 MMF 역대 최고… 증시 대기자금 쌓인다

  • 예탁금 3년 반 만에 70조원대

  • CMA잔고 사상 첫 90조원 진입

사진챗GPT
[사진=챗GPT]

국내 증시 주변의 대기성 자금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증시 조정세가 맞물리면서 '언제든 투자 가능한 실탄'이 증시 외곽에 쌓이고 있는 셈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순자산총액은 5일 기준 237조598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175조원 수준에서 불과 7개월 만에 60조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MMF는 국공채·기업어음(CP)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초단기 상품으로, 수시 환매가 가능해 증시 대기자금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일 기준 71조9869억원으로 약 3년 반 만에 70조원을 넘었다. 예탁금은 증시로 자금을 넣기 전 증권계좌에 머무르는 현금성 자금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유입과 유출이 반복된다.
 
CMA 잔고는 더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달 31일 기준 90조8274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90조원대에 진입했다. 불과 한 달 전인 6월 말(88조7145억원)보다 2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CMA는 짧은 만기와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 대체 투자처를 찾기 전 임시 보관 용도로 활용되는 대표적 파킹 상품이다.
 
대기성 자금이 증가하는 이유는 관망 심리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올 들어 3200선을 넘나드는 국내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신규 진입을 망설이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증시 상승 여력이 더 남았다고 보는 측면에서도 후속 랠리 조짐이 보이는 순간 원활한 자금 이동을 위해 증시 주변에 자금을 모아두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있을 때 당장 주식에 진입하기보다 변동성 해소 이후 진입하려 한다”며 “이러한 수요는 일종의 '기회 대기 자금'이 쌓이고 있는 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대기성 자금이 특정 트리거에 따라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경우, 단기금융상품의 금리 메리트는 줄어들고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수급도 변수다. 최근 원화 강세와 함께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수가 유입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기성 자금은 증시 진입 직전 단계에서 관망 중인 실탄”이라며 “시장이 방향성을 잡기 시작하면 이 자금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은 변동성 속 ‘안전한 대기’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특정 촉매가 형성되면 빠르게 움직일 준비는 끝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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