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분기 인공지능(AI) 훈풍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내놨던 카카오와 네이버를 향한 투심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연일 카카오를 사들이는 대신 네이버는 파는 추세다. 개인투자자들은 '카카오 매도, 네이버 매수'로 정반대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AI 신규 서비스 확장 기대감이 카카오로 옮겨간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관은 카카오를 34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매수세로,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꼽혔다. 외국인도 2104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외국인 매수 상위 2위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정반대였다. 지난달 외국인과 기관은 네이버 주식을 각각 4089억원, 166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1위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카카오를 5471억원어치 팔고, 네이버를 5700억원어치 사들이면서 각각 순매도·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 2분기 호실적을 냈지만, 투심의 방향성을 가른 건 AI 신사업 계획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확장을 뒷받침할 신규 AI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7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카카오톡에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사를 제외한 국내 최초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네이버는 기존 서비스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8일 "연말까지 AI 브리핑 커버리지를 20%로 확대하고 대화형 AI 탭을 출시하겠다"고 했다.
주가 흐름도 엇갈렸다. 이달 들어 카카오는 10% 급등한 반면 네이버는 2.34% 하락했다. AI 사업 기대감의 온도차가 선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주가에 증권가 전망도 갈린다.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렸다. 대신 삼성증권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35만원에서 33만원으로 내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하반기 AI 기반 통합 검색 개편으로 마케팅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AI 적용으로 매출 성장이 가시화되면 추가 밸류에이션 상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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