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동업' 종지부 찍나…한화·DL, 여천NCC 놓고 갈등 고조

  • 한화-DL, YNCC 자금지원 놓고 '신경전'

  • DL "자금 지원만큼 원인 파악도 중요해"

  • 한화 "DL, 자금 지원 여부 확실치 않아"

전남 여수 평여동에 있는 여천NCC 제1사업장 사진여천NCC
전남 여수 평여동에 있는 여천NCC 제1사업장 [사진=여천NCC]
여천NCC(YNCC)의 부도 위기로 한화그룹과 DL의 25년의 석유화학 사업 동업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자금 지원 방식을 두고 최대 주주인 두 회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화그룹은 DL이 YNCC에 대한 자금지원을 외면하며 수익성 악화를 키우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DL은 한화의 에틸렌 공급가 협상이 지금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YNCC 자금 지원을 위해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당초 DL은 YNCC가 직면한 경영상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자금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주주사 책임과 협력사 피해 최소화 등을 고려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YNCC는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지분 50%씩 보유하고 있다.

YNCC는 석유화학 업황 둔화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이달 말까지 약 31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오는 21일까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YNCC에 1500억원을 출자하는 안을 의결하고 DL그룹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DL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원인 분석 없이 증자만 반복하는 건 YNCC 경쟁력에 해악을 끼치는 '묻지마 지원'"이라고 지적하며 반발했다. 이번 유증을 통해 YNCC의 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원 방식에 있어서는 여전히 양측이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원료가(價) 협상을 두고도 양측 갈등이 깊어졌다. YNCC에서 생산하는 에틸렌은 전량 양사에 공급되는데, 양측 모두 자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DL은 "YNCC의 자생력 확보와 직결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원료가 공급계약에 관해 한화는 자사 이익 극대화만 주장하고 있다"며 "한화가 YNCC 에틸렌 공급가에 대한 가격 하한을 없애자는 입장을 고수해 가격협상이 교착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화는 "DL케미칼에 대한 증자가 결정하였다는 공시가 있었지만 자금 용도가 운영자금으로 기재돼 있어 실제 DL이 YNCC에 자금을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YNCC에 대한 신속한 자금 지원 이후 공급 계약은 당사자간 협상을 통해 공정한 조건으로 체결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한화는 또 "자사는 시장원칙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건에 따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불공정한 거래 조건으로 인해 불법적인 이득을 취하고 그로 인해 YNCC에 대해 과세 처분이 내려지거나 부당지원 행위 등으로 법위반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 원칙에 따라 시가에 의한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DL측과 공급 조건의 세부적 조건에 대하여 1년 가까이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며 "YNCC를 지원하겠다는 명확한 의사 없이 합작사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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