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은행, 곤지암 골프연습장 매각…은행권 '현금 확보' 총력전

  • 25만7496㎡ 규모 임직원 전용 골프연습장…매각가 275억

  • 신한·기업銀, 지방 합숙소 줄줄이 처분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임직원 전용 골프연습장 매각을 추진한다.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자회사 편입 승인 이후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부동산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데 곤지암 골프연습장도 대상에 포함됐다. 새 정부 들어 소상공인, 금융정책 분담 등 부담이 가팔라지는 가운데 다른 은행권도 지방 합숙시설을 처분하며 현금흐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경기 광주 도척면에 있는 임직원 전용 골프연습장을 공매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토지 규모는 25만7496㎡로 약 7만7893평에 달한다. 입찰가는 275억5000만원이다. 이 골프장은 임직원들이 복지 차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인도어 골프장이다. 우리은행은 자본비율 제고 차원에서 골프연습장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동양·ABL생명 조건부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면서 우리금융지주의 유휴 부동산 매각 등을 조건으로 내걸은 바 있다. 부동산 매각은 자기자본비율(CET1)을 즉각 높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다. CET1 비율은 당기순이익이나 이익잉여금이 늘어날수록 높아진다. 유형자산을 팔면 처분손익이 이익잉여금으로 반영돼 자본을 늘릴 수 있다. 우리금융의 올 상반기 기준 CET1 비율은 12.76%다. 

우리금융은 골프장 외 △영통금융센터 △신성쇼핑지점 △목동남지점 등 총 18건의 유휴 부동산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규모는 약 1684억원이다. 임직원 골프장에 이어 안성 연수원(약 250억원)과 명동 디지털타워(약 4500억원)까지 매각이 추진된다면 자본여력은 7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다른 은행권도 합숙소를 정리하며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천공항운서역합숙소를 공매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해당 부동산의 입찰가는 8억2000만원이다. 기업은행은 진천합숙소 일부를 1억4000만원에 내놨다. 

합숙소는 통상 거주지역 밖 지점으로 발령받은 직원들의 복리 제공 차원에서 은행이 제공하는 숙소 역할을 한다. 은행 통폐합으로 지점 인력이 줄면서 합숙소 역시 매물로 나오는 것이다. 또 시설 노후화로 인해 공용 숙소보다 독립적인 거주를 선호하는 직원들이 늘면서 합숙소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휴 부동산이라도 지방세 등 각종 운용비용이 들어가 현금화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이 올해 8월까지 매물로 내놓은 유휴 부동산의 총 토지 면적은 26만6277㎡(약 8만평), 건물 면적은 1만8326㎡(약 5540평)에 달한다. 금액은 2076억4337만원이다. 다만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단가는 계속해서 낮아지는 점을 골칫거리다. 부동산 침체로 선뜻 매물을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다. 기업은행은 경기권 지점과 목포지점이 지난해부터 유찰되자 최대 2억원 낮춰 이달 재매각에 나섰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연말부터 공매로 내놓은 수도권 지점도 유찰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