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 국경 장벽 '검은색 도색' 지시…"뜨겁게 달궈져 못 오를 것"

  • 국토안보부 장관, '과도한 조치' 비판에 "만지지 않으면 된다" 반박

미국 남부 텍사스주州 국경에 설치된 장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남부 텍사스주(州) 국경에 설치된 장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 장벽 전체를 검은색으로 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경 장벽 강철 기둥에 검은색 페인트를 칠하는 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경 장벽 전체를 검은색으로 칠할 것”이라고 말했다.
 
놈 장관은 검은색 페인트가 강철의 녹을 늦춰 수명을 늘리고, 사막 햇볕 아래 장벽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뜨겁게 달궈져 이민자들이 장벽을 기어오르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철제 장벽은 높이 9m, 기둥 간격은 10㎝ 남짓으로 사람은 물론 대형 동물도 통과하기 어렵다. 여기에 검은색 도색으로 장벽이 뜨겁게 달궈지면 불법 입국 희망자들에게 더 큰 물리적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 멕시코와의 3145㎞ 국경 중 700㎞ 가까운 구간에 장벽을 건설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공사를 중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재집권 직후 국경지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장벽 건설을 재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연방 의회는 지난달 장벽 건설·유지 보수에 470억 달러(약 65조5000억원)를 배정한 예산안을 처리하기도 했다.
 
놈 장관은 장벽 도색이 불법 입국자들에게 과도하게 가혹한 조치라는 지적에 대해 “장벽을 만지지 말아라.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뉴멕시코주 산타테레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벽 일부에 직접 페인트칠을 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의 불법 입국 시도는 급감하고 있다. 텍사스주 엘패소 관할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최근 하루 평균 체포 건수는 41건으로, 지난해의 400건에서 크게 줄었다.
 
또한 행정부는 남부 국경 일부를 ‘군사 방어구역’으로 지정해 불법 입국 단속에 세관국경보호국(CBP)뿐 아니라 군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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