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디벨로퍼 개업, 3년 새 100곳→27곳…"분양매출도 절반 감소"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건설 경기가 수년째 위축되면서 올들어 서울의 부동산 개발업체(디벨로퍼) 신규 등록 건수가 3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디벨로퍼 분양 실적 역시 3년 만에 반토막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위축은 장기적으로 건설투자 감소와 업황 침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부동산 개발업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에 보다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내 신규로 등록한 부동산 디벨로퍼는 2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같은 기간 100곳과 비교하면 3년 만에 73% 감소한 것이며, 2023년(60건), 2024년(34건) 등에 비해서도 줄어든 수치다. 

부동산 디벨로퍼는 타인에 공급할 목적으로 토지의 형질 변경 및 건축물 건축 등의 부동산개발을 수행하는 곳으로, 일정 규모 사업의 경우 관할 시·도지사의 등록이 필요하다.
 
디벨로퍼 신규 등록 감소는 수년 간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및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 등록을 유지 중인 디벨로퍼는 중소형업체를 포함해 지난해 말 기준 926곳으로, 1년 전(972곳)보다 4.7% 줄었다. 1년 새 폐업한 업체도 102곳에 달한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지방 쪽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전국의 디벨로퍼 업체는 지난해 7월 2535곳에서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2303곳으로 9.1% 감소했다. 이 기간 전국에서 폐업한 업체도 335곳에 달한다. 2023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2년 사이 폐업한 업체는 전국에서 모두 668곳에 이른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개발업체는 물론이고 중대형 디벨로퍼도 분양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공은 건설사가, 시행은 디벨로퍼가 맡는 국내 건설업 구조에서 인허가 물량 급감에 이어 사업시행 자체가 흔들리면서 향후 주택 공급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토부의 부동산개발업 사업실적을 보면 2021년 전국 디벨로퍼의 사업 건수는 4753건, 2022년에는 5004건에 달했지만 이후 2023년 4445건, 지난해에는 3841건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특히 전국 디벨로퍼의 분양 매출이 크게 줄었다. 2021년 53조2007억원, 2022년 45조225억원을 기록한 전국 디벨로퍼 분양 매출은 2023년 27조9047억원까지 줄었고, 지난해에는 25조8720억원으로 3년 만에 절반 넘게 감소했다. 국내 디벨로퍼의 매출 대부분이 분양 사업으로 창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 타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PF 이자와 중도금 변제 등으로 여전히 재정난에 허덕이는 업체들이 상당수”라며 “지식산업센터나 생활형 숙박시설, 물류창고 등을 소유한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빠지며 줄폐업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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