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 텃밭' LA·워싱턴 이어 시카고·뉴욕도 주방위군 투입 검토

  • 美 국방부, 시카고에 주방위군 투입 추진…정규군 투입 가능성 낮아

  • 트럼프 "시카고 엉망이고 시장도 매우 무능…다음엔 거기를 바로잡을 것"

웨스트버지니아 주방위군 대원들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몰을 순찰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웨스트버지니아 주방위군 대원들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을 순찰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체류자 단속을 명분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대도시들에 잇따라 주방위군 투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수주 전부터 시카고에만 수천 명의 병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DC에 병력을 투입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과 시카고 등에도 같은 조치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수주 전부터 시카고에 주방위군 수천 명을 투입하는 방안을 계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계획에는 시카고에 최소 수천 명의 주방위군을 동원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이 임무가 승인될 경우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방 지도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4000명과 해병대 700명을 투입했던 LA 작전과 유사한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설명했다. 현역 정규군 투입 방안도 논의됐지만, 현시점에서는 가능성은 낮다고 복수의 당국자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도시들을 아주 안전하게 만들겠다”면서 “시카고는 엉망이고 시장도 매우 무능하다. 아마 다음엔 거기를 바로잡을 것이다. 힘든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방위군의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시카고 외에 뉴욕을 언급했다. 그는 또 워싱턴DC에 배치된 병력에 대해 “경찰과 협력해 멋진 일을 해내고 있다”며 “이것을 한 다음에 다른 지역으로 가서 그곳을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주방위군은 미국에서 각 주 정부가 보유하되, 유사시 연방 정부가 지휘할 수 있다. 하지만 헌법이나 연방법이 명시한 경우를 제외하면 군대의 민간 치안 임무 투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LA에서 불법이민 단속 항의 시위를 이유로 주지사 동의 없이 주방위군을 투입한 바 있다. 이는 1965년 이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휘권을 행사한 첫 사례였다. 이후 캘리포니아주는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 판단이 엇갈리면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DC 역시 주방위군 투입과 함께 경찰 지휘권까지 연방정부가 접수해 자치단체 권한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까지 주방위군을 투입 및 투입할 계획인 곳은 모두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들이라 불법이민 단속이라는 명분 뒤에 민주당 세력을 탄압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19개 주에서 불법체류자 단속 지원을 위해 주방위군 1700명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폭스뉴스가 23일 보도했다. 이들은 지문·유전자 정보 채취, 수감자 촬영 등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법집행 지원 임무를 맡는다. 이는 워싱턴DC 치안 강화를 위해 파견된 주방위군과는 별개라는 것이 백악관 당국자의 입장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사전에) 협의되지도 요청되지도 않은 부적절한 조치”라며 “주방위군을 시카고에 불법 배치하는 것은 주민과 법집행기관 간 긴장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LA와 워싱턴DC를 권위주의 행보의 시험장으로 이용하더니 이제는 다른 주와 도시들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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