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건전성 규제 개선 추진"…銀에 생산적 금융 재차 강조

  • 은행장과 첫 간담회…생산적 금융, 각별한 신경 요구

  • ​​​​​​​건전성 규제 개선 예고…銀, 상생금융 인센티브 건의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20개 국내 은행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앞줄 가운데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20개 국내 은행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앞줄 가운데)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지 2주 만에 은행장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생산적 금융 전환을 재차 강조했다. 손쉬운 ‘이자장사’가 아닌 모험자본으로 자금 공급을 활성화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신임 금융위원장이 공식 취임하기도 전부터 금감원장 존재감이 더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20개 국내 은행 은행장들과 진행한 간담회 자리에서 “은행은 리스크가 가장 낮은 담보와 보증상품 위주로 소위 손쉬운 이자장사에 치중하고 있다”며 “여유 자본이 생산적 금융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생산적 금융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쏠렸던 은행의 여신 관행을 벤처·혁신기업 중심으로 바꿔 경제성장에 자본이 활용되는 걸 골자로 한다. 리스크가 낮은 담보나 보증서 기반 대출이 아니라 상환능력이나 신용평가 위주로 모험자본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는 그간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해 왔던 주요 금융 공약 중 하나다.

이 원장은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기 위해 은행권이 피력해 왔던 건전성 규제 개선도 언급했다. 구체적인 방안이나 수치는 얘기하지 않았지만 건전성 규제 개선을 통해 확보한 은행의 여유 자본이 생산적 금융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은행들은 그간 생산적 금융이 추진되려면 먼저 건전성 규제인 위험가중자산(RWA)에 대한 위험가중치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RWA는 자산 유형마다 정해진 손실 발생 위험 정도를 매겨 산출하는데 현재 위험가중치를 최대 400% 적용받는 기업대출 잔액을 대폭 늘리면 은행은 자본비율(CET1)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한 ‘은행 건전성 규제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해당 사안을 은행연합회, 은행이 함께 논의 중이다. 현재까지는 기업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400%에서 250%까지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신임 금감원장 압박에 은행권은 '상생금융' 부담을 호소했다. 일부 은행장은 상생금융 실천 우수 금융회사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필요성도 건의했으며 이는 매년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이 점차 커지는 데 따른 부담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센티브는 예컨대 상생활동을 계량화해 평가한 ‘상생지수’ 도입, 이를 기반으로 한 정부·지방자치단체 주거래은행 선정 시 가점 등이 될 수 있다.

한편 금융권에선 이날 이 원장 행보와 관련해 금감원장 존재감이 한층 부각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공식 취임하기 전에 은행장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새 정부의 금융 정책 기본 기조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억원 후보자는 오는 9월 2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아직 금융위원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과 이재명 대통령 간 친분을 근거로 신임 금감원장이 '저승사자'로 불렸던 전임 이복현 원장과 같은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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