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400억 과징금에 재무 부담 가중…자산 매각 속도 조절 불가피

  • 유심 해킹·과징금 여파…재무 부담 확대

  • SK스토아 등 자산 매각 불가피…현금 확보 전략 재조정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SKT)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14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재무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재가 해외 사례와 비교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SKT가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다시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순이익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T는 SK스토아와 SK플래닛 판교사옥 매각을 검토했지만, 최근 유심칩 해킹 사태로 매각 추진을 잠정 보류했다. SK스토아는 최근 주관사인 삼일PwC에 “고객 신뢰 회복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지난해 SK커뮤니케이션즈, F&U신용정보, SK엠앤서비스 매각에 이어 올해 4월 카카오 지분 전량을 처분하는 등 수익성이 낮거나 인공지능(AI) 전환과 무관한 자산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유심 해킹 사태 이후에는 사업 재편보다 고객 신뢰 회복과 내부 안정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 들어 비용과 투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SKT는 상반기에도 지난해 수준의 중간배당을 책정해 고배당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에 따라 추가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2분기 SKT는 매입채무가 6000억원 늘었고, 자회사 SK브로드밴드도 73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며 유동성을 보강했다.

여기에 개인정보위가 전날 브리핑을 통해 SKT에 1347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재무 부담은 더 커졌다. 업계는 유심 해킹 사태 관련 비용만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SKT는 이미 유심 교체와 대리점 보상에 2500억원을 투입했고, 향후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와 요금 할인, 멤버십 혜택 확대에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과징금까지 더해지면서 재무구조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김양섭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 감사 패키지에 따른 요금 할인과 멤버십 혜택은 3~4분기 비용에 반영된다”며 “가입자 감소와 유심 교체, 대리점 보상이 주요 재무 부담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SKT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낮췄고, 영업이익도 전년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는 과징금 여파로 3분기 순이익 적자 전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요금할인에 따른 매출 차감과 위약금 면제 비용으로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3분기 과징금을 반영해 올해 순이익 추정치를 5384억원으로 16% 하향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재가 국제 기준에 비춰 과도하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수 고려대학교 교수는 최근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가 개최한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등 정보보호법의 이슈와 과제’ 세미나에서 “기업은 개인정보 보호의무를 지는 동시에 고도화된 해킹의 피해자라는 이중적 지위에 있다”며 “과징금 중심의 처벌보다는 비례성 원칙과 재발방지 대책을 핵심으로 하는 제재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과징금 규모가 타당한지 여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며 "해킹 피해 기업에 구글에 넘어서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연 옳은가"라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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