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주요 대도시들이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의 매출이 여전히 사상 최저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고질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2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중국부동산정보(CRIC)가 최근 발표한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8월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사 총 매출이 2조708억8000만 위안(약 40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고 전했다. 1~7월 매출 감소폭보다도 0.6%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이중 8월 매출은 2070억4000만 위안으로 전월 대비 1.9%,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6%나 줄었다. 올들어 지금까지 중국 개발사들의 월별 총매출은 2월에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던 것 외에는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차이신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2021년 하반기부터 조정기에 접어들어 지금까지 4년을 이어왔다"면서 "100대 개발사 8월 매출 여전히 사상 최저치 수준에 머물러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중국 당국이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에 대한 주택 구매 제한도 완화했지만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8일 베이징은 자격을 갖춘 외지인 가구에 대해 외곽 지역의 신규 혹은 중고 주택을 개수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고, 상하이도 지난달 25일 외지인의 외곽 지역 주택 구입 제한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했다.
하지만 CRIC에 따르면 2025년 8월 베이징의 신규 상품방(매매가능 부동산) 거래 면적은 전월 대비 8%,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상하이가 규제를 완화한 후 이틀 뒤인 8월 26일과 27일 상하이의 신규 상품방 계약건수 역시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CRIC는 짚었다. 외곽지역은 베이징과 상하이 주택 거래량이 집중된 곳으로 시장 회복을 기대했으나 효과가 미미했던 것이다.
앞서 여러 개발사들은 8월 실적발표에서 지난 4월부터 부양책 효과가 감소한 데다 부동산 정책 시행 속도와 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동산 판매가 또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9~10월은 중국의 전통적 부동산 매매 성수기인 만큼 추가적인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9~10월은 새학기 시작과 더불어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가 몰려 있어 주택 거래가 활발한 시기로 금구은십(金九银十·금 같은 9월, 은 같은 10월)로도 불린다. 특히 일선 도시 중에서 광저우는 이미 주택 구매 제한을 전면 해제한 반면, 베이징·상하이·선전 세 지역은 여전히 핵심 지역에서 구매 제한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규제 완화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연구기관 중지연구원은 "9월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정책이 집중적으로 발표되는 시기"라면서 "하락세를 막고 시장을 안정화 시킨다는 목표 하에 새로운 지원 정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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