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이민당국이 전향적인 자세로 임시비자 발급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을 대거 체포한 사태와 관련해 비판적 목소리가 제기된 셈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관련 사태에 대해 한국의 반발 목소리를 전하며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WSJ는 "지난 9일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에 대한 이민당국의 무분별한 급습 여파가 한국에서 계속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특히 지난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회견에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현지 공장을 설립한다는 데 불이익을 받거나 어려워질 텐데 고민을 안 할 수가 없겠다"며 "그게 아마도 앞으로 대미 직접투자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술자가 있어야 기계 장비 설치를 할 수 있다며 "미국에는 그런 인력이 없으면서도 우리 사람들이 머물며 일할 수 있도록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WSJ는 "미국인들이 듣기 거북할 수 있겠지만 이는 사실"이라며 "미국에는 이런 일을 할 인력이 없다"며 "미국 동맹국들은 자국 수출품에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위험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수용할 의지를 보여왔다"고 짚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인 이민단속 방침이 자칫 자국 내 투자 위축과 동맹국과의 관계 악화로 번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노동자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고 다른 이들은 만료된 비자로 일하고 있었다고 말한다"고 인용하면서도 "어떤 경우든 조지아에서와 같은 급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외국인 투자를 억제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수갑과 사슬에 묶인 한국인들 모습이 담긴 이민세관단속국(ICE) 영상이 한국인들에게 미국에 대한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셈이다.
한편 WSJ는 미국 유력 경제전문 매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합리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점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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