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해외 기업들에게 미국에 와서 근로자들을 훈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로 대미 투자 위축 가능성을 우려한 듯 연일 해외 기업들에게 구애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새로운 비자를 도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외국 기업들이 매우 복잡한 제품, 기계, 다양한 것들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미국에 들어올 때 나는 그들이 자국의 전문 인력을 일정 기간 데려와서 미국에서 철수해 자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미국인들에게 매우 독특하고 복잡한 제품들을 어떻게 만드는지 훈련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애초에 미국으로 막대한 투자가 유입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선업을 예로 들며 "우리는 전에 하루에 배 한 척을 만들었으나 지금은 1년에 배 한 척을 만들기도 힘들다"며 “나는 해외 국가나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투자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 우리는 그들을 환영하고, 그들의 직원들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번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로 인해 해외 전문직 근로자들을 위한 H-1B 취업 비자가 쟁점으로 떠올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임시 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의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많은 해외 기업들은 대미 투자를 재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등의 수단을 동원하면서까지 대미 투자를 외쳤건만 정작 이민 당국이 동맹국의 투자 기업을 상대로 강경 단속에 나서면서 섣불리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된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미국) 동맹국들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엇갈린 신호를 받고 있다"며 "이번 한국의 경우는 일본, 심지어 유럽연합(EU)까지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반면 그동안 강경한 이민 정책을 주장해 오던 트럼프 대통령이 근래 들어 다소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자 그의 핵심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 사이에서는 불만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60만명의 중국 유학생을 받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마가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인 마조리 테일러 공화당 하원의원은 자신의 SNS 엑스 계정에 "중국 공산당에 충성할지 모르는 60만명의 중국 학생이 미국 대학에 다니도록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이민 분야 책임자인 데이비드 비어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수사를 사용하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필요한 요소에 대해선 유연한 부분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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