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새만금공항 제동…가덕도·제주2공항 등도 파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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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신공항 조감도. [사진=국토교통부]
새만금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가운데 다른 신공항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새만금공항이 '안전성' 우려로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가덕도신공항 등 다른 지역 신공항 사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안공항 참사 이후 항공안전, 특히 조류충돌 위험에 대한 경각심과 우려가 커지면서다. 

1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이주영)는 지난 11일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 소송 1심 선고기일에서 재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입지 선정 과정에서 조류 충돌 위험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고 생태계 훼손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조류 충돌 위험 등을 고려해 공항 등 국책사업에 제동을 건 첫 사례다. 이에 해당 판결이 가덕도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 다른 신공항 추진 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는 현재 가덕도신공항, 제주 제2공항, 울릉공항 등 전국적으로 총 8개 신공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가덕도신공항은 행정소송뿐만 아니라 위헌법률심판 제청까지 걸려 있다. 국회가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통해 공항 입지를 결정한 것이 평등원칙과 권력분립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게 위헌 제청의 주 내용이다.

또한 가덕도신공항 역시 조류충돌 가능성으로 인한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부지는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 하구가 약 7㎞ 떨어져 있다. 가덕도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의 '연간 피해를 주는 조류 충돌 횟수(TPDS)' 예상 수치는 4.48~14.7회다. 조류충돌로 대형사고가 났던 무안공항(0.06회)은 물론 김포국제공항(2.9회), 인천국제공항(2.8회)보다 높다.

이와 함께 가덕도신공항은 법적 문제뿐 아니라 부지 조성 공사를 맡기로 했던 현대건설이 지난 5월 '공사 불참'을 선언하면서 사업 자체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건설은 공사기간을 정부가 당초 제시한 84개월보다 2년 늘어난 108개월로 연장할 것을 요청했으나 국토부가 거절하면서 공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국토부는 내년도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 예산으로 6889억원을 편성하는 등 사업 진행을 위해 연내 재입찰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워낙 공사 난도가 워낙 높고 사업 조건을 두고 이견이 많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밖에 제주 제2공항 등도 비슷한 문제로 인해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 제2공항은 반경 13㎞ 안에 철새 도래지가 4곳이나 있고 연간 조류 충돌 예상 건수는 최대 14차례로 기존 제주공항보다 약 8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무안공항 사고 이후 항공안전, 특히 조류충돌 위험에 대한 경각심과 우려가 커진 상황인 만큼 안전 문제를 정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특히 지방공항은 안전뿐 아니라 결국 경제성이 중요한데 또 다른 실패 사례로 남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 후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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