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남서부 뉴멕시코 주가 11월부터 모든 부모에게 보육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USA투데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셸 루한 그리셤 주지사는 이같은 내용의 무상보육안을 최근 발표했다.
당초 뉴멕시코주는 연방 빈곤선 기준 400% 이하 소득자에게 무료 보육을 제공하고 있었다. 3인 가족 기준 연 소득 10만6600달러(약 1억 4721만원)다. 하지만 이 기준을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루한 그리셤 주지사는 "보편적 보육에 투자하면 모든 가족에게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고, 경제를 지원하며, 모든 어린이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유치원(킨더)의 경우, 공립 초등학교의 유치원 학년으로 입학해 무상교육이다. 하지만 유치원 이전에 다니는 어린이집(프리킨더)은 자비 부담인 경우가 많다. 금융사이트 월렛허브 분석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부부는 평균적으로 소득의 11% 이상을 보육비에 지출한다. 대개 갓난 아기일 때 돈이 가장 많이 들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비용이 내려간다. 세계인구리뷰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아동보육센터 비용은 영유아 기준 연간 1만4760달러(약2038만원)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멕시코 지역에서는 영유아 보육비 연 1만4244달러, 4세 어린이 보육비는 연 9993달러로 집계됐다.
뉴멕시코주는 이번 정책으로 한 가구당 연간 1만2000달러(약1657만원)의 보육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집계했다. 빈곤선 400%인 가정 연 소득 대비 11.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 이번 뉴멕시코주의 무상보육 프로그램에는 지역 내 85%의 보육시설이 가입돼 있지만, 보육료가 더 비싼 일부 시설은 참가를 거부했다고 현지 보육당국은 전했다.
뉴멕시코주가 무상보육을 실현하게 된 것은 막대한 자원수입 덕분이 크다. USA투데이는 뉴멕시코가 2019년 영유아보육당국을 설립하는 등 무상보육 추진에 공을 들여왔다고 전했다. 2020년 루한 그리셤 주지사는 가스 잉여 수입과 연방 광물 수입 등 3억2000만 달러(약4420억원)를 종자돈으로 영유아교육펀드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이 기금이 거의 100억 달러(약13조8000억원)로 불었다.
주정부가 무상보육을 시행하면서 부모들은 반기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보육교사 부족 문제다. 뉴멕시코에서는 보편적 아동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육교사 등 5000명이 더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지금은 자비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도 많아 보육교사 수요와 공급에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보육교사가 필요할 것으로 주정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저임금 직종으로 꼽히는 보육교사 충원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다른 주에서는 당장 실현이 쉽지 않다. 동부 코네티컷주는 2032년까지 무상 보육을 추진하고 있다. 오리건주 멀트노머 카운티는 3800가구가 무상 보육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된다. 미 백악관은 무상 보육에 관한 USA투데이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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