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정부 조직개편이 본격화하며 금융회사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사이에선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 공공기관도 조직 변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채용에서 합격한다고 해도 어디로 갈지 알 수 없거나, 추후 취업 문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2026년도 5급 신입 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채용으로 경영·법·경제·IT·통계·소비자·금융공학 등 7개 분야에서 뽑힌 총 66명이 내년 1월 첫 출근을 할 예정이다.
문제는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조직개편안으로 모든 게 불확실해졌다는 데 있다. 당장에 지원자는 금감원을 희망해 서류를 접수했지만, 정작 근무는 금융소비자보호원에서 하게 될 수 있다.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가 금소원으로 분리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서류 지원은 민간 금융기관에 했지만, 합격자는 공공기관 직원이 되게 됐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우선 일정대로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18일엔 2차 필기전형을 앞뒀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며 “개정법률안 통과도 언제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주변 상황을 봐가며 채용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마무리되려면 시간이 남은 만큼 공식 채용 절차를 바로 중단하긴 힘들다는 뜻이다. 오는 25일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인데, 핵심인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 등은 여야 간 충돌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시 빨라야 내년 4월이나 통과할 수 있다. 물론 그 사이 구체적인 개편안 내용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은 금융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직속으로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할 예정이다. 그간 업무 중복으로 비효율적이라 지적받았던 공공기관을 통폐합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무단위에서 여러 가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융 공공기관이 진행 중인 올 하반기 채용도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대부분 9월 서류 접수를 시작해 12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중 올 하반기 채용을 하는 6곳이 뽑는 인원만 해도 501명에 달하는데, 금감원까지 더하면 567명이다.
사실상 합격자뿐 아니라 지원자를 포함하면 이번 조직개편으로 채용 불안 상황에 놓이는 청년은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실제 통폐합이 안 되어도 통폐합 필요성이 재차 거론되면 채용 인원이 축소될까 걱정이다”, “기관을 통폐합 한다고 하니 바늘구멍이 더 좁아질 것”이라며 불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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