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시흥시, 화성시, 안산시 등 세 개 지자체에 둘러싸인 시화호는 담수 면적 총 56.5㎢, 호수 면적 43.80㎢, 저수용량 3억3200만t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다. 시화방조제 길이는 무려 12.7km.
시화호는 본래 간척지에 조성될 농지나 산업단지의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담수호로 계획됐다. 하지만 방조제 완공 이후 시화호 유역의 공장오폐수 및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수질이 급격히 악화했다. 결국 방조제에 갇힌 호수의 물이 썩으면서 어류, 조개들이 살지 못하고 철새들도 찾지 않는 죽음의 호수가 됐다.
1999년 정부가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화를 유입시킨 뒤부터 시화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 지자체 등의 꾸준한 수질 개선 노력으로 지금은 생태계가 99% 회복한 상태다. 다양한 어류와 조개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80종에 가까운 철새들도 이곳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의 호수로 탈바꿈한 시화호는 ‘살아있는 자연 학교’로 불린다. 지속적인 수질개선, 생태계 복원 및 관리를 통해 생태계가 회복돼 생태, 환경, 교육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시화호 일대에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을 비롯해 자연환경, 생태를 가까이서 학습,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안산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및 해양 안전을 학습할 수 있는 장소들이 눈길을 끈다. 그중 지난 5월 7일 재개관한 시화조력문화관에서는 인구 50만명이 1년간 이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시화조력발전소의 발전 원리를 배울 수 있다. 또한 물, 생명, 사람을 주제로 한 다양한 미디어아트, 레이저아트도 볼거리다. 여기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까지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하기에 좋다.


시화조력문화관 바로 옆에는 달 전망대가 있다. 높이 75m의 건물 25층 규모에 360도 사방이 유리로 이뤄진 전망대다. 시화호와 시화방조제와 조력발전소, 송도, 큰가리섬, 멀리 서해의 풍경까지 탁 트인 전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카페와 함께 앉을 곳도 마련돼 있어 푸른 호수와 바다를 보며 휴식하기에 제격이다.
시흥에는 사람과 생태의 공존을 학습할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다. 다양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오이도로 가보자. 오이도는 본래 섬이었지만 1922년 염전을 만들기 위해 제방을 쌓으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이후 1980년 시화지구 개발사업으로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됐다. 특히 오이도 어촌체험휴양마을에서는 갯벌 조개캐기체험, 갯벌생태체험, 갯벌썰매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공룡알화석산지는 원래 갯벌이었다. 그런데 1994년 시화호 물막이 공사 이후 일대가 점점 육지로 변하고 있다. 고정리 일대는 약 1억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집단 서식지로 추정된다. 화성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대가 다른 10개 층준에서 30여개 알둥지와 200여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됐다.


지질명소인 우음도에서는 암석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과거에는 작은 섬이었으나 1994년 시화방조제가 완공된 후 육지와 연결되면서 현재는 넓은 벌판으로 둘러싸여 있는 작은 동산이 됐다. 탐방로 곳곳에는 큰 암석들이 즐비해 있다. 일부 암석은 직접 만져봐도 좋고, 암석 위로 올라가 봐도 좋다.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암석들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올라가면 시화호와 넓은 초원이 펼쳐진 색다른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국관광공사는 향후 시화호 관련 해양관광 콘텐츠를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곽대영 공사 경인지사장은 “시화호 일대는 조력발전소와 우음도, 공룡알화석산지, 해양관련 체험시설 등 생태, 문화 자원이 풍부해 체험, 학습여행지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면서 “앞으로 콘텐츠 발굴과 홍보, 테마상품 개발 등 권역 마케팅을 통해 이 일대의 풍부한 이야기를 품은 수도권 해양관광 명소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발맞춰 공사는 지역별 해양관광 콘텐츠 발굴 및 상품화에 힘을 쏟고 있다. 사업 원년인 올해 상반기에는 해양관광 활성화 캠페인 '바다가는 달' 최초 추진, 제주 비양도 생태 관광 추진, 전북 해변승마 등 신규 콘텐츠 발굴, 전남 완도 해양치유 콘텐츠화, 충남 태안 반려동물여행 등을 진행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해양관광 알리기도 적극적이다. 지난 12~13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연계 경주·포항 해안러닝 코스 개발 및 친환경 활동과 러닝을 결합한 ‘해안 런트립’을 홍보했다. 10월까지는 바다를 즐기는 특별한 여행 ‘돌보는 바다로’ 캠페인을 전개한다. 전국 해변의 플로깅 활동을 데이터화해 특별 미션을 운영하는 ‘데이터플로깅’을 진행한다.
해양관광 활성화 사업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섬·해양 신규 관광 콘텐츠 발굴 및 지속가능한 친환경 여행문화 확산 △해양관광 활성화 캠페인(바다가는달) 협업 기관 확대 △해양관광 테마 외국인 관광객 유치 마케팅 추진 △국내지사 활용 지역 고유의 특색을 반영한 해양관광 콘텐츠 발굴 강화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혜리 공사 관광콘텐츠전략팀장은 “지역의 고유한 특색을 살린 새로운 해양관광 콘텐츠를 발굴하여, 누구나 언제든 매력적인 바다를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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