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애플과 투자 유치 및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최종 합의에 이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투자 요청은 지난달 일본 소프트뱅크가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주 엔비디아가 50억 달러를 투입해 PC·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텔은 잠재적 투자 유치와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다른 주요 기업들과 접촉해왔다.
과거 오랜 고객이었으나 약 5년 전부터 자체 프로세서로 전환한 애플로부터 투자를 확보할 경우, 인텔의 재건 노력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 등 주요 제품에 다시 인텔 칩을 탑재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현재 애플의 첨단 칩 생산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대규모 지원에도 불구하고 인텔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기술적 우위를 되찾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는 AMD 등 경쟁사에 점유율을 내줬고, 엔비디아가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인텔은 악화된 재무 상황을 버티기 위해 대규모 감원과 공장 확장 계획 연기를 단행한 바 있다. 현재 인텔의 시가총액은 약 1480억 달러로 엔비디아의 3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다만 정부 자금 유입 이후 시장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인텔 주가는 8월 초 이후 50% 이상 상승했으며, 이날도 애플과의 투자 논의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에서 6% 넘게 급등했다. 반면 애플 주가는 0.8%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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