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에 관세까지 불확실성 고조…환율 두 달 만에 1400원 뚫렸다

  • 주간 거래 종가 3.1원 오른 1400.6원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두 달 만에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선호 약화,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일보다 3.1원 오른 1400.6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월 1일(1401.4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다. 전날 야간 거래에서 1403.80원에 마감한 환율은 이날 장 시작과 함께 5.5원 오른 1403.0원으로 출발해 1398.8∼1403.0원에서 움직였다.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고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점이 꼽힌다. 여기에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둘러싼 시장 불안감이 더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데 이어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금리를 지나치게 선제적으로 인하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자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39% 오른 97.802였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이유는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당분간 물가 안정과 정책 완화 기대가 강해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환율이 당장 하락 추세로 들어서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교착 상태에 놓인 한·미 관세 협상도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와 만나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대미 투자와 환율 협상을 논의했다.

한국 정부가 제시한 협상 카드인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쟁점이지만 비(非)기축통화국인 한국과는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 외환보유액(4162억9000만 달러) 대비 84%에 달하는 규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 투자 협상을 둘러싼 불안감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할 경우 외환 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시장의 불안감도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대미 투자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어떤 합의가 도출되더라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한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압력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3분기 동안 상단으로 여겨진 1400원을 속절없이 돌파했다"며 "외환당국이 외부 요인으로 인한 시장환율 변동을 용인할지, 추가적인 달러 매수 심리 과열을 억제할지에 따라 1400원을 중심으로 상회하거나 반락할 양방향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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