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위비 증가"...국내 방산기업, 현지 진출 '러시'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와 합작법인 설립

  • 현대로템, 폴란드에 K-2전차 수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일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다연장로켓 ‘천무’ 유도탄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 설립에 최종 합의했다 사진한국방위산업진흥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일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다연장로켓 ‘천무’ 유도탄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 설립에 최종 합의했다. [사진=한국방위산업진흥회]
유럽이 잇따른 안보 위협에 방위비 투자액을 늘리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러시가 잇따르고 있다. 현지 공장 합작 투자는 물론 별도의 사업소를 개소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에 합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1%, WB그룹이 49%를 보유하는 합작법인은 폴란드 수출형 다연장 로켓 천무에 탑재되는 사거리 80km급 유도탄(CGR-080)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유도탄을 우선 폴란드군에 공급한 뒤 탄종을 다양화해 유럽 내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방위산업 수요가 나날이 확대되면서 현지 공장 설립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합작법인 이외에도 루마니아에 K-9 자주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유럽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8월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2차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수는 총 180대로 금액만 65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 달한다. 현대로템은 180대 가운데 116대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64대(3대 국내 조립)는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와 현지에서 제작하기로 했다. 또 다른 국내 방산기업 LIG 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 역시 올해 9월 독일 뮌헨과 6월 폴란드에 잇따라 사업소를 개소하며 유럽 진출에 불을 붙였다.

국내 방산기업들이 유럽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유럽이 세계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동유럽 국가들의 노후 무기 교체, 중동지역 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영향으로 신규 발주가 증가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550억달러(약 495조원) 수준이었던 유럽 방위비는 2029년까지 8712억달러(약 1215조원)로 약 145% 증가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 무기 공동구매에 1755달러(1500억유로)를 쓰기로 했다.

더욱이 EU는 국방 지출의 65%를 유럽산 부품 사용으로 충당한다는 이른바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을 내걸고 있어 국내 방산 기업의 현지 공장 추가 설립 러시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무기 공동구매 계약 시 EU 및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 권역,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제3국산 부품이 전체의 3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국내 방산기업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무기를 수출할 때 현지화 요구나 기술 이전 요구를 받아왔는데 바이 유러피안 정책이 생기면서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며 "현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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