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K·LG 등 주요 기업들이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장에 전시 부스를 꾸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글로벌 '빅 샷(거물)' 앞에서 차세대 제품과 핵심 기술력을 과시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행사장 메인 입구에 삼성, SK, LG 부스가 나란히 자리잡는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두 번 접는 '트리폴드 폰' 실물을 처음 공개한다. 글로벌 소비자와 기업의 이목이 집중될 하이라이트 전시물이다. 특히 국내 유일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만큼 차세대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AI) 가전 등 혁신 제품군을 통해 기술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전시 존이 따로 마련될지도 관심사다. 엔비디아에 공급 예정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기술 등 전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직접 초청장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4세대)와 HBM3E(5세대)를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HBM4(6세대) 양산에 돌입해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도 'AI 데이터센터(AI DC)' 사업을 소개하는 등 그룹 차원의 AI 역량을 부각할 계획이다.
LG전자도 AI 기반 프리미엄 가전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군을 앞세워 글로벌 빅테크 관계자와 각국 정상단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최근 B2B(기업간거래) 등 질적 성장 영역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신사업도 대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부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요 기술과 차세대 제품을 집약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 외교의 무대'를 기회 삼아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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