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카이치, 총리 취임 앞두고 외교 시험대…한중 관계 최대 과제

  • 야스쿠니·대만 변수에 대외 관계 불투명

  • "대립 부추기지 말라" 日언론 일제 경고

다카이치 사나에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이달 중순 총리로 공식 취임하면 외교 현안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일본 언론에서 잇따르고 있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설정이 새 정부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가 마이니치신문, 요미우리신문, 도쿄신문 등을 인용해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외교 분야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경험이 적어 향후 외교 수완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마이니치는 다카이치 총재가 총무상, 경제안보담당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냈지만 외교 경력이 부족하다고 언급하며 "매파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재를 향한 한국과 중국의 경계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보수파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재가 역사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한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균형 잡힌 태도를 취할 수 있을 지가 과제가 될 것"이라며 외교적 유연성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적절하게 판단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요미우리는 이를 두고 "외교적 파장을 고려한 신중한 입장이지만, 보수층에서는 여전히 참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분석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도 다카이치 총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경우 한·중 관계가 즉각 냉각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재는 선거 과정에서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하고, 중국과의 대화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해 라이칭더 총통을 면담하는 등 대만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 중·일 관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니치는 오는 3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재가 중국·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도 자신의 역사 인식과 어떤 접점을 찾을 지가 향후 외교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신문은 사설을 통해 다카이치 총재의 역사관을 비판했다. 이 신문은 다카이치 총재가 과거 "A급 전범은 이미 형이 집행돼 더는 죄인이 아니다"라고 말한 점을 들어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궤도에 올린 한·일 협력 관계를 냉각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립을 부추기지 않는 신중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이달 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구축도 다카이치 총재가 직면한 주요 외교 과제 중 하나라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다카이치 총재가 개인적 신뢰를 쌓아 미일 동맹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이 첫 관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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