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만나나…"남·북·미 지도자 결단 중요"

  • CNN "트럼프, 아시아 순방할 때 김정은과 회동 은밀 논의 중"

  • 강경화 "APEC 계기 조짐 없어"…위성락 "그런 움직임 모른다"

  • 정동영 "트럼프 결심하면 가능성 상당"…2019년 성사 전례도

  • 전문가들 "북·중·러 연대 견고 국면…北 9차 당대회 일정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아시아 지역 순방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 간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아 성사 가능성은 다소 낮다는 예상이 나온다.

CNN, 로이터통신 등은 18일(현지시간) 복수의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11월) 아시아를 방문할 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비공개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 간 회동 가능성을 논의해 왔지만, 실제 회담 진행에 필요한 구체적 일정이나 실질적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CNN은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백악관은 이번 아시아 순방 기간 김 위원장과의 회담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준비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시 주석을 2주 안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방한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이에 따라 APEC과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고 북한으로서도 그런 조짐을 보였지만, APEC을 계기로 무엇인가 이뤄질 것이라는 조짐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상 열어놓고 동향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 트럼프·김정은 회동 가능성에 대해 "북·미 정상 회동의 가능성은 알 수 없다"며 "미국과 북한 사이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 "아직 그런 움직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부연했다.

이에 반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놨다. 정동영 장관은 15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결심한다면 APEC 정상회의 계기에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며 회담이 성사될 경우 판문점 북측 지역이 유력한 장소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우리가 포착한 징후와 현재 공개된 정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공언했는데, 그의 성정상 APEC 참석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APEC을 계기로 한 북·미 정상회담은 8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김 위원장과 만남 의사를 내비치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후 김 위원장도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좋은 추억'을 언급하며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한다면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두 정상 간 재회에 관심이 더 커졌다.

통일부 당국자도 백악관과 김 위원장의 관련 발언을 근거로 들며 정 장관의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2019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불과 하루 전 트위터 메시지를 계기로 32시간 만에 판문점 회동을 성사한 전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 등 여러 가지를 바탕으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담 성사에 대한 회의론은 여전히 존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북한이 비핵화를 완강히 거부하는 상황이고, 북·중·러 연대가 견고해지는 국면이기에 북·미 깜짝 회동 가능성이 적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미 회동 가능성이 희망 고문이 아닌 현실화될 수 있도록 남·북·미 지도자들의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북한이 9차 당대회라는 가장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내부 쇄신·노선 확정이라는 정치적 최대 과제로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성과도 실익도 불확실한 트럼프와의 깜짝 만남을 추진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이 트럼프와 최소한의 개인적 유대 유지를 고려해 체면을 살려주는 선에서 김여정 담화 등을 통해 조만간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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