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의 무역 수장을 맡고 있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이 조선 등 미국의 핵심 산업 발전을 돕는 미국 기업들을 제재하지 말아야 한다며 중국을 규탄하고 나섰다. 최근 중국 정부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상징인 한화필리조선소 등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USTR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최근 중국이 전 세계 민간 기업들을 상대로 취한 보복 조치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의 조선 및 기타 핵심 산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위축시켜 미국의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공급망을 통제하려는 광범위한 패턴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위협 시도는 미국이 자국의 조선 기반을 재건하고, 핵심 산업 부문을 지배하려는 중국의 공세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을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공급망을 안정시키며, 미국의 산업적 미래에 대한 동맹국의 투자를 장려하는 데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올해 초 기업들이 미국 등 외국 정부의 조사에 협조·지원하는 경우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반외국제재법’을 강화했다. 이번 제재 조치는 이 법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그동안에는 주로 미국 기업이 이를 근거로 제재 받아왔으나 한국 기업이 제재 명단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그동안 관영 매체들을 통해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하면서 한미 간 조선 협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는 미·중 충돌이 조선 및 해운 분야로까지 확대된 가운데 세계 최대 해군력을 보유한 미국과 세계 최대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추고 남중국해에서의 통제권 강화를 추구하는 중국 간의 충돌을 시사하는 바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에 미국 역시 중국의 '마스가' 프로젝트 견제에 맞서 조선업 강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중국이 한국 조선업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에 제재를 가한 것은 한미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라며 “한국을 강압하려는 오랜 중국의 패턴의 또 다른 사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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