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지난주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미·일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미·일 동맹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관세 합의 이행 및 희토류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경제적 결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약 4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인해 '여자 아베'로도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아베 전 총리와의 오랜 우정에 감사드린다”며 예상대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화두로 꺼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베 전 총리의 골프채를 선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물과 함께 칭찬 공세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풀어 나갔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중동 휴전과 태국·캄보디아 휴전이 이루어진 것을 가리켜 "전례 없는 역사적 위업"이라며 치켜세웠고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미국을 더욱 강력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기를 만들어가고 싶다”며 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는 친한 친구였으며,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은 충격적이고 슬픈 사건이었다”고 애도한 후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위대한 총리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미·일 관계가 “지금까지보다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회담 후 5500억 달러(약 79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포함한 미·일 관세 합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내용의 공동 문서와 희토류 등 주요 광물 확보 및 공급망 강화 협력에 관한 미·일 간 프레임워크에 관한 공동 문서에 서명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에서 북·중·러의 위협을 거론함과 동시에 미국이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일본 방위비에 대한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2027년까지 실현하겠다고 내건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앞당길 것”이라며 “곧 편성할 추가경정예산과 함께 2025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양국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정상회담을 마쳤고,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 열린 미·일 정상회담을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했다는 평가이다. 닛케이는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과 정상 간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소수 여당인 다카이치 정권의 기반 강화에도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일본으로서는 5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부담을 고스란히 지게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칼럼을 통해 "(투자) 총액은 2029년 1월 트럼프 임기가 끝나기 전에 집행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이시바가 합의한 15%에서 다시 인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후 납북자 가족과도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항상 이 일을 잊지 않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다면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는 의사를 거듭 피력해 온 가운데 북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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