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오른 가운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기회의 창이 열려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동이 성사될 다음 계기를 묻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발언에 답이 있지 않냐. 시간 조정이 안 됐다는 얘기도 있었고, 다른 방문도 (발언도) 있다고 얘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북·미 회동 불발에 대해 "이것도 또 하나의 씨앗이 돼서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언급하며 "만나는 것은 만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시기와 장소가 문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다른 방문도 있다'고 했고,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2월 베이징에 온다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전후가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정말로 페이스 메이커로서 우리 정부가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전부터 지속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만남을 제안해 왔다. 그는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자 "그렇게 하고 싶다. 그(김 위원장)는 우리가 그쪽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전용기 내 간담회에선 "나는 그들(북한)이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를 가진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27일에는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바로 '그쪽으로'(over there) 갈 수 있다"며 아시아 순방 일정을 늘리거나 직접 북한에 방문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아시아 순방을 마무리하는 이날 역시 "내가 너무 바빠서 우리(나와 김정은)는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며 "다시 오겠다. 김정은과 관련해서는 다시 오겠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던 정 장관은 이날 솔직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판문점 자유의집에 집기도 다 갖춰놓고 회담장도 다 완비해 놨다. 지난주에 (통일부) 차관이 다녀왔다"며 "어쨌든 간에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기약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한·미정상회담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핵 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 허용을 요청하고, 미국이 한국의 핵잠수함을 허용한 데 대해 정 장관은 '자주국방' 차원임을 짚었다. 정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도 3대 원칙의 첫 번째는 튼튼한 국방력"이라며 "잠수함, 미사일, 인공위성이 있어야 지정학의 위기 속에서 우리를 지킬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북한의 반발 가능성을 두고는 "내 나라는 내가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되는 거 아니냐"며 별개의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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