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된 시정연설…국민의힘, 李 대통령 앞에서 "꺼져라"

  • 국민의힘, 추경호 영장 청구에 '보이콧'하며 항의

  •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李 대통령 향해 "웃지 마"

  • 민주당은 '이재명' 연호하며 환호…33번 박수도

  • 이재명 "여야 입장 차이 있지만 진심 다르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침묵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서 침묵시위를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침묵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은 국민의힘이 불참하면서 '반쪽'으로 진행됐다.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의 협조가 기대됐으나, 내란특검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국민의힘은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 6분께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은 회의장 입구에서부터 연단 앞까지 양측으로 도열해 박수로 이 대통령을 환영했다. 이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와 가장 먼저 악수를 나눈 뒤 밝은 표정으로 다른 의원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연단으로 향했다.

연단에 선 이 대통령은 보이콧 선언으로 비어 있는 국민의힘 의석을 바라본 후 "좀 허전하군요"라며 첫 마디를 꺼냈다. 그러나 연설 말미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협치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약 22분 동안 진행된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 총 33차례 박수를 쏟아내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 퇴장에 맞춰서는 '이재명'을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국민의힘은 시정연설 직전 진행된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의 사전환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사전환담 참석을 위해 국회 로텐더홀에 도착했을 때는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통령 면전에서 "범죄자 왔다", "꺼져라", "재판 받으세요"라며 거칠게 항의했지만,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쪽으로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웃지 마"라는 반응도 나왔다. 

상황을 지켜보던 민주당의 한 의원은 "우리는 저렇게까지 하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야당시절이던 2023년, 사전 환담과 시정연설에는 모두 참석했지만, '침묵 피켓시위'로 항의의 뜻을 표한 바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사전환담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정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와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외교 성과를 언급하며 "우리 대법원장님을 포함해 헌재, 선관위, 감사원 등 기관장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셔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짧게 "예, 예"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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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정 운영에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정부와 여야가 국민을 위한 협치의 마음으로 함께한다면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민통합과 나라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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