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 2세 경영 본격화하나…웰컴 이어 센트럴도 승계 움직임

  • 비상장주식 물납…증여세 부담 완화 목적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 업계에서 ‘2세 경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올 초 웰컴금융그룹에서 창업주 장남이 그룹 컨트롤타워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50년 업력을 보유한 지방 저축은행인 센트럴저축은행에서도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가 확인됐다. 1970년대 저축은행 업권이 자리 잡은 이후 오너 세대 고령화에 따라 세대 교체 흐름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국유증권 입찰대상 명세서에 따르면 센트럴저축은행 물납지분(비상장주식 3만410주)이 매각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액면가 기준 금액은 3억410만원이다.

물납 제도는 현금 조달이 어려운 납세자가 비상장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자산으로 상속·증여세를 대신 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저축은행은 자산 규모가 작은 영세 기업이더라도 금융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가업승계공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세율이 높게 적용돼 승계 과정에서 현금 납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번 물납이 이러한 증여세 부담을 완화하면서 지분 승계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경영권 승계 흐름은 주주 구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철훈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 35.79%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주목할 점은 3대 주주인 최민석 사내이사 지분율이다. 최 이사는 2021년까지만 해도 주주 명단에 없었으나 2022년 처음 등장한 뒤 지난해 말 기준 15.74%(12만7124주)까지 지분을 늘렸다. 이는 전년 대비 2.41%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지분율 측면에서 2대 주주인 한국씨엔티(16.62%)와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센트럴저축은행은 전남권 중견 건설사인 남화토건 자회사로 자산 규모는 1330억원 수준이다. 1972년 설립된 이후 지역 내 기업·개인 금융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왔으며 광주·전남 지역 건설·부동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객층을 유지해왔다. 최 대표는 남화토건 창업주인 고(故) 최상옥 회장 아들로 현 남화토건 대표인 장남 최재훈과 형제간이다. 2000년 취임 이후 25년째 센트럴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이번 증여가 완료되면 2세 경영 체제 전환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자축은행 업계에서 경영권 승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웰컴금융그룹에서 창업자 손종주 회장 장남인 손대희 웰컴에프앤디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웰컴에프앤디가 사실상 그룹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2세 승계작업에 한 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저축은행은 지방 경기 침체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업 승계를 위한 상속·증여세조차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상속세 부담 완화나 예외 적용을 꾸준히 요구해왔으며 센트럴저축은행의 물납 역시 그런 흐름 속에서 나온 조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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