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HBM4 지연 전망… 내년 삼성·SK하닉 2파전 유력

  • GF증권 "마이크론 HBM4 출하 2027년으로 연기 전망"

  • 젠슨 황 "삼성·SK하닉 둘 다 세계 최고 수준… 장기 파트너"

마이크론 메모리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론 메모리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론이 내년 본격화할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한 발 밀리는 모습이다. 내년 출하 예정이던 HBM4가 2027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석이 현실화하면 내년 엔비디아향 HBM4 공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파전으로 좁혀질 것으로 관측된다.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홍콩 GF증권은 지난 3일 내놓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론이 엔비디아가 제시한 데이터 처리 속도인 '초당 10기가비트(Gb)'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엔비디아로의 HBM4 대량 출하 시점은 2027년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마이크론의 HBM4는 수율 문제도 있고, 개선 속도가 더디다"며 "엔비디아의 데이터 전송 속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제품 구조를 다시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GF증권은 "HBM4 출하가 연기돼도 마이크론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마이크론 경영진이 2026년 HBM 출하 물량이 곧 완전히 예약(fully booked)될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9월 열린 실적설명회에서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고객사가 고성능 HBM을 원하고 있고 요구 조건도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마이크론의 일정 지연은 치명적일 수 있다. 엔비디아가 내년 하반기 차세대 AI GPU 루빈을 출하한다고 선언한 시점에서 대량으로 공급될 HBM4 공급망에 타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선 희소식이다. 두 회사는 HBM4를 내년부터 공급하기 위한 대량 양산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31일 자료를 내 삼성전자를 'HBM4 공급망의 핵심 협력사'라고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HBM3E 제1 공급사로, HBM4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고객사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발언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HBM4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황 CEO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방한해서 "한국 기업들과 HBM3E 및 HBM4 메모리 분야에서 협업하게 돼 매우 기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우리의 장기 파트너가 될 것이라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둘 다 세계 최고 수준이며, 우리는 모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AI 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HBM4 공급 시기를 1~2년 지연하면 그 다음 세대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며 "황 CEO의 발언 등을 종합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제품이 메인 포지션을 차지할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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