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 연말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둘러 조직을 정비해 안정화하기 위해서다. 이미 삼성과 SK가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인사 포문을 연 만큼 LG, 현대자동차 등도 조기 '가을 인사'를 통해 경영진 새판 짜기에 나선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경영 평가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르면 이달 중순 사장단과 임원 정기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7일 기존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를 '사업지원실'로 격상하는 등 조직 개편에 따라 남은 경영진 인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그룹은 이달 말 단행될 임원 인사에서 '쇄신'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9월 사장단 회의에서 "중국 경쟁사들을 이기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조적이고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지난해와 달리 '수익 체질 개선'을 중심으로 한 포인트 인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초 LG생활건강 신임 대표이사로 로레알 출신인 이선주 사장 영입이 '쇄신 신호탄'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특히 LG그룹은 그간 통상적으로 11월 초중순 주요 경영 인재를 발탁해 왔다. 예년보다 1~2주 늦어지자 업계 안팎에선 구 회장의 사업 적임자 발굴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전 사업 부진을 겪고 있는 LG전자를 비롯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핵심 계열사 실적 부진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 등 신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성과를 고도화할 임원을 전면 재배치할 게 유력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소폭 인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성과에 따른 '보상'과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안정'을 기조로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에 대비한 '속도 조절' 차원에서다.
사상 첫 외국인 대표이사로 발탁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연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무뇨스 사장이 올 초 취임해 아직 1년 차인 데다 미국 관세 충격 속에서도 꾸준히 실적 성장을 이끈 영향이다.
미래차 기술개발 조직인 AVP 본부를 이끄는 송창현 사장도 2026년 소프트웨어중심차(SDV) 페이스카(시제품) 첫 공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유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중국 등과 'AI 자동차'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SDV 개발 타임라인을 앞당기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안정적 조직 운영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미래항공모빌리티(AAM)본부와 슈퍼널 CEO는 공석인 만큼 리더십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