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日, '곰 공포'로 관광업 타격 우려...단풍 절정에도 지역 경제 '휘청'

  • 이와테·아키타현 등 잇단 곰 공격으로 사망자 13명...온천·단풍 명소 잇단 폐쇄

사진지지통신AFP연합뉴스
[사진=지지통신AFP연합뉴스]


일본 북동부 지역에서 곰에 의한 인명 피해가 급증하면서 단풍 관광 시즌에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단풍 절정기인 가을 성수기에 닥친 '곰 공포'로 지역 상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8일 마이니치신문은 이와테현·아키타현 등 도호쿠 지방에서 곰의 출몰과 공격이 잇따르면서 "온천 리조트의 호텔 예약이 급격히 감소했고, 해당 지역이 폐쇄되거나 곰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있다"며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테현 이치노세키시의 겐비케이 협곡 인근에는 곰을 경고하는 전단이 붙었으며, 인근 유리공예 전시관 관계자는 "뉴스에서 '겐비케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이 지역에서 곰 관련 사고가 난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관광객 감소를 우려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한 남성이 지난 10월 곰에게 공격당해 숨진 채 집 앞에서 발견됐다.

또 인근에 있는 국가 지정 명승지인 젬비케이 협곡도 관광객이 급감했다. 이 지역 온천 여관 관계자들은 "성수기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말 기타키미에서는 노천탕을 청소하던 호텔 직원이 곰에게 공격당해 사망한 바 있다. 이에 이 호텔 인근에 있는 일본식 온천 여관인 모토유게토는 이 사건 이후 예약의 약 20%가 취소됐고 온천만 이용하려는 방문객 수도 최대 70%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관 대표 히로노리 타카하시 씨는 "(성수기에 곰 공포로 인한 여파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온천은 노천탕 구역을 폐쇄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5일 기준 곰 공격으로 1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와테현에서만 4월 이후 5명이 사망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4~9월 곰 출몰 신고 건수는 2만 79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이상 증가했고, 포획된 곰 수(6063마리) 역시 2009년 통계 개시 이후 최대치다.

곰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며 여행객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도쿄에 거주하는 회사원인 에리 아오키 씨(30)는 "곰이 주거지 근처에 나타났다는 뉴스를 보고 여행을 취소했다"며 "겨울에 곰이 동면에 들어가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아키타현에서는 유명한 단풍 명소 센슈공원이 곰 출몰로 지난달 말 폐쇄됐다. 곰 두 마리가 잡힌 뒤 공원이 재개방됐으나, 또 다른 곰이 몇 시간 만에 나타나 다시 문을 닫았다. 인근 미야기현에서도 10월 초 곰의 습격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오사키시 정부는 관광지로 유명한 나루코쿄 협곡 일대에 영어·한국어 등 4개 언어로 된 '곰 조심' 안내판을 설치하고 경비 순찰을 강화했다. 시 관계자는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방문객이 곰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 정부는 곰의 마을 출몰과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혼슈 북부 아키타현에 5일부터 자위대를 파견해 퇴치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곰 피해만으로 자위대가 투입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올해 일본 전역에서 보고된 곰 출몰 및 공격 건수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조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피해 확산의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산림 먹이 감소를 지목했다. 도토리 등 주요 먹이 열매의 흉년과 장기적인 개체 수 증가로 곰들이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농공대 가지 고이치 명예교수는 "인간의 생활권에 다가가는 '전선'을 되돌리려면 국가와 사회 전체가 위기감을 인식하고 전문가를 키우는 구조가 필수적이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