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6만명 직관" 中 국민게임 왕자영요 KPL…롤드컵 뛰어넘는 경제효과

  •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KPL 결승전 열기

  • 12초만에 티켓 매진·2400억원 경제효과

  • 동시시청자수 6000만명..대륙 넘어 세계로

그래픽아주경제DB
[그래픽=아주경제DB]

"영광을 가슴에 품고, 끝까지 앞으로(心懷榮耀,勇往直前!)"
"두려움 없이 태어나 끝까지 싸운다(生而無畏 戰至終章!)"


세계 최고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 결승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저녁 베이징 냐오차오 올림픽 경기장은 6만2196명 관중의 구호와 함성 소리로 가득 찼다. 롤드컵 때문이 아니다. 바로 중국산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 영문명·아너오브킹스)'의 2025 챔피언십, 이른바 '킹프로리그(KPL)' 그랜드 파이널(최종 결승전) 우승을 놓고 중국 양대 게임팀인 청두 올게이머(AG)와 충칭 울브스가 격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승전 경기에서만 2400억원 가까운 경제 효과를 낸 KPL은 올해는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서 전 세계 e스포츠 경기 사상 일일 최다 관중이라는 기네스 신기록을 세우며 대박을 터뜨렸다. 다음날 청두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 입장 관객이 약 1만1000여명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6배 가까운 규모다. 
중국인 1.39억명 매일 즐기는 '국민게임'

왕자영요는 올해로 탄생 10주년을 맞은 중국인의 '국민게임'이다. 텐센트 산하 티미스튜디오가 2015년 10월 출시한 모바일 기반의 5대5 실시간 진지점령게임(MOBA)이다. 중국 역사와 신화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영웅들로 팀을 구성해 서로 싸우는 방식이다. LOL과 비슷한 게임 방식이지만, 중국 국내에서만큼은 왕자영요가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텐센트에 따르면 왕자영요의 현재 중국 DAU(일일 활성 사용자)는 1억3900만명을 돌파했고, 전 세계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2억6000만명이 넘는다.

왕자영요는 거대한 팬덤을 바탕으로 텐센트의 간판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덴덴수쥐(点点数据)' 통계에 따르면 왕자영요 게임이 지난해 창출한 매출만 약 378억 위안(약 7조7124억원)이다. 하루 평균 1억 위안 이상씩 벌어들인다는 뜻이다.
12초만에 티켓 매진·2400억원 경제효과

이날 결승전을 직관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6만여명의 게임 팬들은 냐오차오 올림픽 경기장 관객석을 가득 채웠다. 팬들은 중앙의 128m 길이 무대에 설치된 7000㎡ 규모의 거대한 파노라마 LED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청두 AG와 충칭 울브스로 따로 나눠 앉아 경기를 직관했다.

1세트 경기에서 막판 역전승으로 충칭울브스를 격파한 청두 AG는 4시간에 걸쳐 모두 6세트 혈전을 펼친 끝에 세트 스코어 4대2로 우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PL 그랜드 파이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청두 AG에겐 2000만 위안(약 41억원)의 상금이 주어졌고, 팀을 승리로 이끈 청두AG 선수 '이눠'는 결승전MVP를 따냈다. 그는 'KPL의 페이커'라 불리는 중국 대표 프로게이머다.

올해로 출범 9주년을 맞은 KPL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6만장이 넘는 KPL 결승전 티켓은 단 12초만에 매진됐고, 티켓을 미처 구하지 못한 수많은 팬들은 경기장 인근 쇼핑몰·영화관·호텔 등 10여곳에 마련된 스크린 앞에 모여 경기를 시청했다.

KPL 그랜드 파이널이 개최 도시에 가져오는 경제효과도 어마어마하다. 장위하오 베이징시 e스포츠산업발전협회 비서장은 최근 중국 매체 베이징청년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베이징 싼리툰 궁티(공인체육관)에서 열린 KPL 그랜드 파이널로 베이징이 누린 직접적 경제효과가 3억 위안, 간접적 경제효과가 6억6900만 위안에 달했고, 관광·숙박·외식·쇼핑업 등에 2억3400만 위안의 경제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를 모두 합친 경제효과는 약 12억 위안(약 2400억원), 지난해 경기장 관객 수가 3만명이었던 반면 올해는 갑절로 늘어난 만큼 경제 효과는 훨씬 컸을 것이다.
동시시청자수 6000만명...대륙 넘어 세계로

온라인 시청자 수는 KPL 경제효과를 보여주는 첫 번째 지표다. KPL측에 따르면 올해 KPL 전체 경기 순시청자수만 2억5000만명에 달했다. 특히 이날 KPL 그랜드 파이널은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서 최고동시시청자수(PCU)만 6000만명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다.

최저 488위안부터 최고 2088위안 가격의 티켓 수익도 어마어마하다. 최저가 488위안으로 6만2000명을 계산해도 3000만 위안(약 61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올해 KPL 결승전 티켓 구매자의 15%만이 베이징 출신이고, 나머지는 모두 타지인이었다. 실제 KPL 그랜드 파이널 개최 전후로 베이징 현지 숙박·외식·교통·문화·엔터테인먼트 소비가 큰 폭 증가했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황청 KPL연맹 주석은 중국 양광망에 "올해 KPL '티켓 기반 경제(票根經濟)'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며 "소수팬 중심으로 열광하던 e스포츠 소비가 차츰 대중의 일상생활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KPL 스폰서(광고주) 라인업도 화려하다. 올해 KPL 그랜드 파이널 스폰서는 모두 16곳으로, 지난해(13곳)보다 늘었다고 중국 증권시보는 보도했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인 비보의 서브 브랜드 iQOO, TV 가전업체 하이센스, 음료 브랜드 둥펑, 중국 인터넷기업 메이퇀 등 중국 기업 외에도 글로벌 호텔 브랜드 IHG, 프랑스 샴푸 브랜드 클리어, 영국 석유회사 캐스트롤, 미국 퀄컴 스냅드래곤 등이 포함됐다.

텐센트는 중국내 KPL 인기를 발판으로 전 세계로도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왕자영요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또 올해 7월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KWC(아너오브킹즈 월드컵), 이달엔 KIC(아너오브킹즈 인터내셔널 챔피언십)도 열린다. 왕자영요는 올해 3월엔 글로벌 e스포츠 생태계 확장을 위해 총 1500만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