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변화 적응하면 기회…기업 규제 지적하면 신속 정리"

재계 총수들과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 진행

"통상·안보 협상 기업인 헌신 덕분…방어 잘 해낸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한 세부 내용이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발표 이후 재계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정상회담 과정에서 기업 측 협조에 감사를 전하고 대미 투자를 기회로 삼자고 당부했다. 특히 기업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규제 등 구체적 애로사항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한·미 통상·안보 협상 과정에서 가장 애를 많이 쓰신 것은 역시 여기 계신 분들을 포함한 기업인들"이라며 "누가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이렇게 합이 잘 맞아서 공동 대응을 한 사례가 없었던 것 같다'고 얘기하더라.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 기업인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국제 질서 변경에 따라 불가피하게 수동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임한 협상이어서 좋은 상황을 만들기보다는 나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는 건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성과라면 성과, 방어를 아주 잘 해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뭔가 변화가 생길 때 보통은 위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기회 요인으로 만들 수가 있다"며 "그래서 사실 관세가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전 세계가 똑같이 당하는 일이어서 객관적 조건은 별로 변한 게 없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학력고사가 어려워졌다고 등수가 바뀌는 건 아니다' '어려운 건 다 똑같이 어렵고, 쉬우면 다 똑같이 쉬운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면서 변화된 상황에 신속하게 적응하고 또 그 기회를 만들면 우리한테도 좋은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우리가 대미 금융 투자 또는 금융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는데 그 부분을 우리 정부 측과 잘 협의해서 기회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우리 국내 기업들이 연관돼서 사업을 하는 게 투자금 회수에 훨씬 더 안전성이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세금 깎아 달라는 얘기는 별로 안 좋아하긴 하는데, 세금을 깎아가면서 사업을 해야 될 정도면 사실 국제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국내 재정 수요도 감당을 해야 한다"며 "그런 것보다는 여러분께서 정말 필요한, 예를 들면 제일 큰 게 규제 같다. 규제 완화 또는 해제, 철폐 중에서 가능한 것이 어떤 것이 있을지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시면 제가 신속하게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과 경영이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노동 없이 기업 하기도 어렵고, 기업 없이 일자리 노동이 존립할 수도 없는데, 상호 보완적이고 상생적인 요소가 언제부터인가 너무 적대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대기업은 그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관용적이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