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로 불리는 헤드셋은 생각보다 묵직하다는 첫인상을 줬다. 545g 무게인 데다 부피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머리에 착용하니 생각보다 무게 압박은 적었다. 오히려 머리 크기에 맞게 기기를 조절하면 이마 쿠션과 코 받침에 피팅 돼 쓰고 걸어 다녀도 '흘러내림'조차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마주했다. 전원 버튼 후 본격적으로 디바이스를 시작하면서 초점 인식과 기기 작동 방법, 그리고 삼성 계정 등록. 기기를 익히고 초기 설정하는 데 무려 1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과정은 지난했다.
드디어 메인 화면이 켜졌다. 공중 한가운데에 스마트폰 '홈 화면'과 같은 스크린이 나타났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든, 천장으로 돌리든 화면은 나의 시야를 따라 움직였다. 화면이 너무 크다 싶으면 검지·엄지 손가락으로 화면 조절을 할 수 있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화면을 녹화도 할 수 있다. 빠른 앱 실행을 통해 '화면 녹화'를 클릭하면 동시 녹화가 된다.
유튜브를 가장 먼저 실행했다. 방안에서 큰 화면을 보는 모습이 마치 초고화질 빔 프로젝터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기분이 들어서다. 하지만 빔 프로젝터 특유의 화면 노이즈는 없었고 헤드셋을 통한 음향을 들으니 사운드 몰입감이 뛰어났다. 무선인터넷(Wi-Fi)만 연결돼 있다면 유튜브, 넷플릭스를 머무는 공간 어디서든지 자유자재로 시청할 수 있다.
이번엔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통해 국내외 여행을 떠났다. 갤럭시 XR의 핵심 기능으로 꼽히는 '이머시브 뷰(Immersive view)'는 가고 싶거나 찾는 위치 장소를 3D 지도 형태로 구현해 마치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지도 앱 '로드 뷰'보다 한층 고차원 기능인 셈이다.
별도 제미나이 앱을 켜지 않더라도 "설악산 대청봉 가고 싶어"라고 말하자, 제미나이가 구글 앱을 자동 실행해 설악산 대청봉 위치를 나타냈다. 손끝으로 이머시브 뷰를 클릭하자, 단번에 설악산 정상으로 이동했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 눈앞에 설악산 능선들이 펼쳐졌다. 만약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갤럭시 XR을 통해 여행 사전 답사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보였다.
물론 기기 자체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배터리팩을 본체에 연결해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가장 컸다. 헤드셋을 쓰고 이동하려면 배터리팩도 같이 들고 움직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배터리 시간도 최대 2시간 30분이 때문에 드라마 시리즈를 하루에 몰아 '정주행'하기엔 제약이 있다.
출고가 269만원이라는 가격도 부담이다. 약 500만원대의 애플 비전 프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70만원대 메타 퀘스트3와 비교하면 여전히 '고가 기기'에 속한다. 향후 삼성전자가 가격, 콘텐츠의 다양화, 제품의 경량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따라 갤럭시 XR이 무한으로 확장될 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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