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불산 '복경방'에서 한중 우호의 새 장을 열다

  • 7년 준비 끝 사업추진단 공식 출범

사진류형석 아주글로벌교류협회 대외협력국장
[사진=류형석 아주글로벌교류협회 대외협력국장]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숨결이 서린 ‘복경방(福庆坊) 유적화 사업추진단'이 중국 광둥성 불산(佛山)에서 지난 13일 공식 출범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7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마침내 첫 발을 내딛으며, 2026년 선전(深圳)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한·중 공동 역사 자산을 미래 세대에 잇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7년 준비 끝 시작된 대장정… “기념을 넘어 살아있는 교육 현장으로”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독립운동가 김산 선생 후손)은 출범식에서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복경방 유적화 사업은 단순한 기념사업이 아닌, 우리 민족의 독립정신을 후대에 체감하게 하는 역사교육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측에서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납북자경제사업단, 한국민족사회단체협의회, 의열단기념사업회 등 주요 단체장이 대거 참석해 향후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약속했다. 이는 사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정부가 머문 ‘복경방’, 유적 보존 가치 높아… 독립유공자 후손들도 참석

불산시 찬청구에 위치한 복경방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중국에서 일곱 번째로 머문 역사적 장소로, 임시정부 요인들과 가족들이 약 45일간 거주하며 활동한 공간이다. 당시 건물이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어 유적 보존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7년간 사업을 준비한 배보균 불산시한인회장은 “복경방이 교민과 후세들이 한중 우호의 진정한 역사를 체감하는 공간이 되도록 다양한 형태의 역사·문화 자원을 담아내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안동욱 주광저우 총영사관 부총영사, 이재윤 화남연합회장, 김관식 민주평통광저우협의회장 등 한중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한 김규식 장군의 후손 김령필 씨, 이동화 열사의 후손 곽리혁 씨 부부 등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사진류형석 아주글로벌교류협회 대외협력국장
[사진=류형석 아주글로벌교류협회 대외협력국장]
유적 참배로 느낀 묵직한 울림…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졌다”

독립유공자 유족들은 출범식에 앞서 이틀 동안 광저우와 불산 일대의 임시정부 활동지와 선열들이 잠든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한 유족은 “책으로만 보던 역사를 직접 밟아보니 선조들이 지킨 나라의 무게가 더욱 실감났다”며 울컥한 마음을 전했다. 이번 참배는 유적화 사업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며 유족들의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이름 없는 영웅들에게 빛을” … 무명 독립운동가 발굴도 본격 추진

사업추진단은 복경방 유적지의 역사관 설립뿐 아니라, 그동안 기록에서 사라졌던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는 ‘기억 복원’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한다.

독립유공자유족회 관계자는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역사의 뒤편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화남 지역 중심으로 묻힌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찾아 후손들에게 국가의 감사와 존경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추진단은 유적지 정비, 교육·관광 코스 개발, 기념 전시 및 문화프로그램 운영 등 구체적인 계획을 실행할 예정이다. 7년의 준비 끝에 출범한 이번 사업은 한중 양국의 공동 역사 보존과 미래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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