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당·중복상장·배임 논란에 주주제안 봇물…내년 3월 주총 '격랑' 예고

소액주주 행동 강화 흐름 자료액트 제공
소액주주 행동 강화 흐름 [자료=액트 제공]

소액주주들이 배당, 중복상장, 이사회 구성, 구조조정 등 경영 전반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내년 주주총회 시즌이 시끄러울 전망이다. 올 하반기 상법 개정으로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임 범위가 확대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당장 내년 3월 정기 주총을 겨냥해 소액주주들이 연대 움직임을 보이는 곳만 10여개사에 달한다.

18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최근 대한해운, LS, 하나마이크론, 다원시스, 피씨엘 등 주요 상장사에서 소액주주들의 집단적 연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한해운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10일 무배당 경영에 항의하며 2차 질의서를 회사 측에 발송, 배당률 1.8% 이상의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했다. 2018년 이후 현금배당수익률이 사실상 '0%'였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LS에서는 미국 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의 코스피 상장 추진과 관련해 중복상장에 반대하는 주주연대가 결성됐다. 현재 853명의 주주가 탄원서에 서명해 의견이 모였다.

지배구조와 의결권 이슈도 확산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에서는 지난 임시주총 과정에서 '위임장 조작' 논란이 불거졌고, 법원은 주주연대가 제기한 '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해 회사 절차의 위법성을 인정했다. 주주연대는 이어 인적분할 결의 무효화 본안소송에 나서는 한편, 기관투자자와 공동 대응을 논의하며 경영진 책임을 묻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 운영 적정성 검증 사례도 있다. 다원시스 소액주주연대는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자회사 물적분할 문제를 이유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을 신청했다. 주주명부를 확보해 의견을 결집하고 자체적인 경영 개선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피씨엘에서는 갈등이 형사사건으로까지 번졌다. 소액주주연대는 엠큐렉스 주식 고가매입·헐값매도, 타이거컴퍼니 전환사채 투자, 소송 은폐 등으로 1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며 지난달 27일 김소연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투자 손실 책임을 둘러싼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세방전지 소액주주연대는 미국 리조트 개발 사업 투자금 158억원 전액 손실에 대해 지난 9월 금융감독원에 정식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회사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자 충실의무 위반을 지적하면서 주주대표소송을 준비 중이다. 현재까지 242명의 주주가 참여해 지분율 2.00%, 결집액 165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불공정 인수합병(M&A) 사례 등 과거 사건도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강화 논의에 영향을 주고 있다. 롯데렌탈의 경우 액트와 주주 중 하나인 VIP자산운용 등은 공정위 결론을 기다리면서 최근 다시 공동 대응을 논의 중이다.

내년 상법 개정안에 따라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고 감사위원 분리선임 범위가 확대되면서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제도적으로 커지는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도 변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의 요구는 단일 이슈를 넘어 '주주권 강화'라는 큰 흐름 안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주주환원, 지배구조 개선, 내부통제 강화, M&A 투명성 요구가 맞물리면서 내년 주총이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준점을 세우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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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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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안한 국내 주식이 없네요ㅠㅠ
    특히 피씨엘은 범죄혐의를 명확히 밝혀주면 좋겠네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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