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잠재웠다. 이에 한동안 AI 거품론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글로벌 증시도 모처럼 급등하며 날개를 폈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자체 회계연도 3분기(2025년 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 달러(약 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망치(549억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칩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512억 달러로, 분기 기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AI 투자 열기가 이어지며 최신 GPU 아키텍처 ‘블랙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점이 실적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일반기업회계기준(GAAP) 기준 73.4%로 전분기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7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고, 2027회계연도까지도 70% 중반대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4분기(11월∼내년 1월) 매출도 6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역시 LSEG 예상치(616억6000만 달러)를 넘는 수준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며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AI 버블에 대한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우리 관점에서는 다르게 보인다"며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며 더 많은 새 모델 개발사, 더 많은 AI 스타트업이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레스 CFO 역시 황 CEO가 종전에 2026년까지 총 5000억 달러 규모의 주문이 밀려 있다고 한 것에 더해 "추가 주문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들이 UAE 국영 AI기업 'G42'와 사우디 정부가 지원하는 AI기업 '휴메인'에 각각 최대 3만5000개의 엔비디아 'GB300' 서버(또는 동급 제품)를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국가들에 최신 AI 칩을 팔지 않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또한 로이터통신은 이날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인사를 인용해, 미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며칠간 정부 및 민간 유관 인사들에게 반도체 관세 부과가 곧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기류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 '중국 변수'와 미국 내 물가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 대신 엔비디아의 최신 AI칩을 활용한 '반도체 외교'로 정책 노선을 틀면서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이 같은 겹호재 속에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2.85% 오른 데 이어 실적 발표 후 애프터마켓에서는 추가적으로 5.08% 급등해 단숨에 196달러까지 올라섰다.
나아가 그동안 'AI 거품론'에 맥을 못추던 글로벌 증시도 급등했다. 이날 아시아장에서 한국 코스피지수가 1.92% 급등하며 사흘 만에 4000선을 회복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2.65%, 3.18% 급등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날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요 빅테크(대형기술)기업들의 막대한 AI 투자를 감안할 때 AI 거품론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호주 금융그룹 페퍼스톤그룹의 딜린 우 전략가는 "엔비디아는 시장이 필요로 하던 바를 주었지만 보다 심층적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그것은 (빅테크) 대기업들이 막대한 AI 설비투자를 얼마나 수익화할 수 있을지, 그리고 부채에 의존한 지출이 정말로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에 관한 문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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