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에 줄어든 임단협 재원…'300%+α' 성과금 협상 본격화

  • 銀노조 총파업에 피켓시위까지…사측 압박 고조

  • 200%로 낮춘 성과급, 올해 인상 요구 나와

서울 시내에 설치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설치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노조가 올해 최대 실적에 맞춰 성과급을 통상임금의 200%에서 300%대로 다시 늘려달라고 잇달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은행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으로 사측의 임단협 재원이 줄어든 데다 새 정부의 이자장사 눈총이 이어지고 있어 협상안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 노조는 이번주 사측과 재교섭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4.4% 임금 인상과 통상임금 200%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성과급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이를 비롯해 △하나로유통 경영개선 △징계 심의 시 노동자위원 선정 △유연근무제 실효성 제고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 운영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3일 1차 총파업을 연다는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도 임단협에 돌입했다. 신한은행 노조는 서울 중구 본사 앞에서 임단협을 빌미로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7일부터 12회 이상 임단협 테이블에 마주 앉았으나 △직원 격려금 △성과급 체계 개편 △시간외 수당 자동 지급 △직급별 페이밴드 상향 등에 대한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임단협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임단협에서 통상임금의 250%, 하나은행은 280% 수준 성과급에 합의했다. 우리은행은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임단협이 잠시 숨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노사가 임단협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타협점을 찾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 측은 은행의 지속적인 인력 감축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 속에서도 최대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회사가 적절히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31조9060억원에 달했다. 또 2022년 300%에서 지난해 200%대로 낮춘 성과급이 다시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노조의 요구에도 은행들이 다시 기본급의 300%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만간 은행들이 수조원의 ELS 과징금을 받으면서 성과급 재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중"이라며 "워낙 성과급 잔치 눈치도 보이고 정부도 바뀌어 여러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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