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금통위원은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환율 상승 요인을 분석해보니 장기적으로는 물가·성장률·내외금리차 등이 작용했으며 단기적으로는 약 70%가 수급 요인이었다"며 "일부 경제 주체가 해외 주식이나 채권 투자를 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특정 투자자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며 "고환율에 대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순 없는 외환당국의 입장에서 단기적 요인 가운데 수급의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잠재성장률 제고 등 중장기 과제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고환율의 영향이 경제 전반에 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수출기업에는 긍정적이지만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식품업종이나 환헤지 여력 부족하고 중간재·수입재 상승 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짚었다.
김 금통위원은 고환율의 물가 영향을 우려하는 금통위 내부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근원물가는 2.0%으로 안정된 상태라 소비자물가도 안정될 걸로 보지만 환율이 물가 상승에 미칠 영향을 금통위 내부에서 굉장히 고민하며 유심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11월 경제전망에서 현재와 같은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내년 소비자물가를 0.2%포인트 높일 것으로 내다보며, 상승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김 금통위원은 금통위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국형 포워드가이던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점도표 확장이 어렵다면 우선 3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부터 적절한 시기에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포워드가이던스는 한은 금통위가 향후 3개월간의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선제적 안내(가이드라인)를 제시하는 제도다. 한은은 현재 3개월에 국한된 시계열을 1년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총재를 제외한 6명의 한은 금통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도표와 유사한 방식으로 1년 후 각자가 판단하는 적정 금리 수준에 점을 찍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김 금통위원은 한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한은맨' 출신이다. 특히 외화자금국과 금융시장국 팀장을 거쳐 국제국장, 부총재보를 역임해 '국제금융통'으로 불린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신속한 유동성 공급으로 금융시장 안정시켰으며, 국제국장 재임 시에는 금융안정망 구축과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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