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3분기 서울 오피스빌딩과 사무실 매매시장이 전 분기보다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모두 감소하면서 하락세가 뚜렷했다.
3분기 서울 오피스빌딩 매매는 총 23건, 1조6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28건·2조9794억 원) 대비 거래량은 17.9%, 거래금액은 43.6% 줄었다. 전년 동기(19건·1조8618억원)와 비교하면 거래량은 증가했지만 거래금액은 9.7% 감소했다.
매매 시장 부진과 함께 오피스 건물의 공실률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오피스 건물이 텅텅 비어가고 있는 이유는 저금리 시기에 대거 착공했던 오피스 건물들이 최근 준공되는데, 경기 침체와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 맞물리면서다.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이 병존하는 '이중 침체'가 오피스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서울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 상승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핵심 업무지구와 분당 권역의 신규 공급이 많지 않았음에도, 공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존에는 대규모 신규 공급이 약 2년의 시차를 두고 공실률 상승으로 이어졌으나, 이제는 공급 요인보다, 임대 수요 감소가 더욱 빨라 공실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임차인의 이동 패턴도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알스퀘어 리서치센터 조사 결과 2015~2023년에는 다수의 벤처·스타트업이 공유오피스를 통해 CBD·강남·여의도로 진입하면서 상위급 빌딩 공실이 빠르게 해소됐다. 그러나 2024년부터는 비용 절감 압력으로 CBD·강남·여의도에서 서울 기타 지역이나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는 '다운그레이드'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내년에도 오피스 공급이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임차사가 많지 않아 공급 시점에는 서울 전체 공실률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25~2031년 서울에 약 760만㎡(230만평)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과거 2009~2014년 공급 사이클과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 CBD에만 297만㎡(90만평)가 예정돼 있다. 전체의 39.07% 수준이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대형 신규 공급이 집중된 CBD 권역은 임대인이 실질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 현 조건을 유지할 경우 공실률이 일시적으로 두 자릿수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피스 공급은 늘어나는데 경기 부진으로 투자에 나서는 기업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급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수요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오피스 시장은 결국 실물 경제와 밀접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몇년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높은 임대료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금융위기 때만큼 급격하게 악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지만 단기간에 공급이 이뤄지면서 공실률과 임대료에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인 만큼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정부의 유연한 규제 완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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