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 역대 최고 찬성률로 임금협상 타결 '파격'

  • 조합원 찬성률 91.54% 기록, 전년도 기록(82.2%) 큰 폭으로 경신

  • 임금피크제 인원 증가 등 구조적 악재, '인사제도 개선' 묘수로 돌파

  • 강기윤 사장 "노사는 원팀"... '하나된 남동' 경영철학이 빚어낸 결실

사진한국남동발전
[사진=한국남동발전]

한국남동발전이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임금교섭 합의안 찬성률을 기록하며 공공기관 노사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통상적으로 공기업의 임금 협상이 정부 가이드라인과 노조의 요구 사이에서 진통을 겪는 것과 달리, 남동발전은 압도적인 지지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는 강기윤 사장 취임 이후 지속해 온 '소통 경영'과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16일 진행된 '2025년 임금인상안 조합원 총투표' 결과, 투표율 92.92%, 찬성률 91.54%로 가결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수치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통상 노동조합의 임금협상 찬성률이 50~60%대에서 턱걸이로 통과되거나 부결되는 사례가 빈번한 노동계 현실을 감안할 때, 90%를 상회하는 찬성률은 이례적이다.

특히 강기윤 사장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고치(82.2%)를 불과 1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경신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년 연속 최고 기록 경신은 우연이 아닌 구조적인 '신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올해 남동발전의 임금 교섭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에너지 공기업 특성상 고연차 직원이 많아지면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가 급증했고, 이로 인한 총인건비 잠식 효과가 발생해 실질적인 임금 인상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구조였기 때문이다.

노사 양측 모두에게 자칫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측은 경직된 예산 구조를 탓하는 대신, 제도적 유연성을 발휘해 돌파구를 찾았다.

회사는 '창의와 도전'이라는 내부 혁신 기조를 바탕으로 임금피크제 직원들의 전출 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퇴직 후 재취업을 돕는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복지 및 인사 제도를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임금 인상률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인력 구조 변화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고 고용 안정에 대한 해법을 함께 제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임금피크제 확대라는 제약 속에서도 경력 연계와 재취업 지원을 묶은 대안을 내놓으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익을 끌어올렸고 이는 높은 동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압도적 가결의 배경에는 강기윤 사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하나된 남동'이라는 경영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강 사장은 취임 이후 노조를 견제의 대상이 아닌 회사의 생존과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로 규정했다.

특히 이번 협상 국면에서 강기윤 사장의 역할이 부각됐다. 그는 임금교섭을 실무 협상선에만 맡기지 않고, 노조와의 대화 창구를 상시로 열어 두며 직접 소통에 나섰다. 협상 과정 곳곳에서 “구성원 모두의 지속 가능한 미래가 최우선 가치”라는 원칙을 공유하며, 회사가 처한 재정 여건과 인력 구조의 현실을 숨김없이 설명하고 노조의 공감과 이해를 구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접근은 노사 간 신뢰를 쌓는 데 기여하며 합의 도출의 토대가 됐다는 평가다.

이는 과거 권위적인 공공기관장의 모습에서 탈피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소통의 리더십'이 실제 조직 문화에 뿌리내렸음을 보여준다. 노조 역시 회사의 진정성 있는 태도에 화답하며, 소모적인 투쟁 대신 실리를 챙기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평가다.

업계 전문가들은 남동발전의 이번 사례가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환경 속에서 공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입을 모은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노사 갈등은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남동발전은 이번 임금협상을 통해 내부 결속력을 다짐으로써, 향후 추진할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와 경영 효율화 작업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노사가 한배를 탔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강기윤 사장은 "교섭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최선의 교집합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단단한 신뢰를 보여준 직원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노사가 함께하는 문화를 통해 1등 에너지 공기업의 위상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동발전은 이번 타결을 기점으로 노사 협력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공공기관의 모범적인 노사 문화를 선도하는 '롤모델'로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