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로 잃은 일자리 5.5만명...韓은 피지컬 AI로 제조업 고용 위기

  • AI로 비용 절감·효율화 나선 기업들, 피지컬 AI 본격화하면 고용위기 심화 전망

LG전자의 AI 스마트팩토리 사진LG전자
LG전자의 AI 스마트팩토리 [사진=LG전자]

2025년 들어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도입이 전 세계 노동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AI가 직접적인 해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례가 급증하며, 비용 절감과 효율화 추구가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아직 AI로 인한 대규모 해고 사태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피지컬 AI의 제조업 도입과 함께 저숙련 노동자들의 인력 감축이 예고되고 있다.

22일 글로벌 컨설팅 회사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AI로 인한 해고 건수가 5만4694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해고 건수 117만건 중 약 4.7%에 해당하며, 10월 한 달에만 3만1039건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급증한 수치로, 기업들이 관세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압박을 AI 자동화로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IT 분야에서 AI의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아마존은 약 1만4000명,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체 인력의 3%인 6000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하며 AI 도입을 이유로 들었다. 세일즈포스는 AI 구현을 위해 추가 4000명 감원을 단행했으며, IBM과 워크데이도 비슷한 이유로 인력 조정을 실시했다.

다만 구글은 제미나이(Gemini) 프로젝트를 통해 AI 전문 인력을 적극 충원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연구에 따르면, AI는 이미 미국 노동시장의 11.7%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금융, 의료, 전문 서비스 분야에서 주로 발생하며, 내년에는 해고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AI의 충격파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미래 일자리 보고서 2025'에 따르면, 향후 5년간 AI와 자동화로 인해 9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2020년 보고서에서 제시된 8500만개 일자리 소실 전망을 상회하는 수치다. 글로벌 해고 건수는 올해 약 20만건으로 추정되며, 특히 중저숙련 노동자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의 경우 AI 상용화가 미국만큼 본격화되지 않아 아직 대규모 해고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조업 분야에서 피지컬 AI의 발달이 인력 감축 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피지컬 AI는 로봇과 AI를 결합한 기술로, 물리적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특화돼 있다.

지난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11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고용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11월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84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6000명 줄었다.

피지컬 AI의 도입은 제조업 일자리 감소를 가속시키면서 사회적 불평등 우려도 제기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피지컬 AI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는 피지컬 AI의 주요 현안으로 경제 및 노동시장 영향을 언급하고 있다.

보고서는 "인간이 수행하는 많은 업무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다면, 일부 직군에서는 실직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재교육이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피지컬 AI 도입의 경제적 이득이 자본 소유자나 주주에게만 집중되고, 실직 노동자에 대한 보완책이 미흡할 경우 사회적 불평등 심화 및 디지털 격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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