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로 널리 알려진 정희원 의학박사를 둘러싼 사생활 논란이 이어지면서 사실관계와는 별개로 일부 협업 기업들이 손절 수순에 들어가거나 소비자 반응을 살피며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최근 자사몰에서 정희원 박사와 협업한 ‘매일두유 렌틸콩’ 등 일부 제품에서 정 박사의 이름과 이미지를 제거했다.
CJ제일제당은 정 박사의 얼굴과 이름이 담긴 ‘햇반 렌틸콩 퀴노아곤약밥’ 등 햇반 라이스플랜 일부 제품의 포장재를 교체하기로 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정 박사 관련 홍보물을 삭제한 상태다.
정 박사는 ‘저속노화’ 개념을 대중화하며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강조해 오면서 두유, 즉석밥, 단백질 식품 등 일상 소비재 영역에서 식품기업과의 협업이 이어져 왔다. 특히 ‘전문의와 함께 만든 건강식’이라는 메시지는 제품 마케팅의 핵심 요소로 활용돼 왔고, 저속노화는 하나의 생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논란 이후에는 이 같은 협업이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개인 이슈가 자칫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개인 차원의 사안이라고는 해도 소비자 인식에는 브랜드와 분리되기 어려운 지점이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저속노화’라는 담론 자체가 소비자 정서상 부정적인 이미지로 변질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식품업계의 협업 방식 변화도 주목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개인의 사생활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운 캐릭터나 콘텐츠 중심의 협업, 혹은 자체 세계관을 구축하는 전략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정 개인의 발언이나 사생활 문제가 브랜드 리스크로 직결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기업이 메시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문가와의 협업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한 사람의 이미지에 브랜드 메시지를 모두 얹는 방식은 점점 부담으로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기업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요소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설계하려는 흐름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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