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은 성공, 평가는 분열…'대홍수'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 넷플릭스 '대홍수', 글로벌 호평과 국내 혹평…엇갈린 평가

  • 재난 기대했더니 SF? '대홍수' 호불호 논란의 이유

영화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를 둘러싼 평가가 공개 직후부터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홍수'는 대재앙으로 지구가 붕괴 직전에 놓인 상황에서,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그린 SF 재난 영화다.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전지적 독자 시점'을 연출한 김병우 감독의 신작으로 김다미, 박해수가 주연으로 나서 제작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작품은 지난 19일 공개된 뒤 3일 만에 시청 수 2790만 회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한국을 포함해 스페인·브라질·카타르·태국 등 54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총 93개국 TOP10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 면에서는 확실한 성과를 거뒀다.

해외 평단의 반응도 비교적 우호적이다. 버라이어티는 "물리적 영역과 형이상학적 영역을 넘나드는 서사를 독창적으로 펼쳐낸다"고 평가했고, 더 가디언은 김다미의 감정 연기와 후반부 설정을 짚으며 "대담한 선택이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압도적인 비주얼과 재난의 분위기에 몰입하게 만든다"고 평했다.

반면 국내 반응은 냉랭하다. 24일 기준 네이버 영화 평점은 4.04점으로, 1~2점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다만 9~10점도 20%를 웃돌아 평가가 양극단으로 갈린 모습이다. 개연성 부족과 서사 설명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특히 많다.

재난 영화를 기대하고 관람한 관객들의 실망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반 이후 작품이 본격적인 SF 서사로 전환되지만, 왜 새로운 인류를 만들어야 하는지, 인류의 운명을 한 인물에게 맡긴 이유가 충분히 설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사진=연합뉴스]

다만 혹평이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황석희 번역가는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단한 수작은 아니어도 평작 수준, 감탄할 건 아니지만 재밌게 볼 만한 영화라는 평가도 있다"며 "관객들 평이 점점 짜지고, 그 염도에 비례해 표현이 과격해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작가 허지웅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체감할 수 있는 비용이 제로에 수렴하는 시대"라며 "시작하자마자 관객의 도파민을 충족하지 못하는 콘텐츠는 외면당한다. 아니 저주를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시점에 도파민을 자극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콘텐츠를 저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영화가 그렇게까지 매도되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흥행 성과와는 달리 작품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화제성만큼이나 해석과 평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며, '대홍수'는 올해 가장 극단적인 호불호를 불러온 작품 중 하나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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