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감사원 위법 감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판단과 달리 형사책임이 성립한다는 결론에 이른 배경을 설명했다. 공수처는 강제수사를 통해 확보한 전산 기록과 관계자 진술을 종합한 결과, 감사보고서 시행 과정에서의 절차 위반이 단순한 위법을 넘어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6일 브리핑에 이은 질의응답에서 "헌재는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고, 강제수사가 어려웠다"며 "공수처는 압수수색과 전산 로그 분석, 관련자 진술을 통해 주심 감사위원의 시행 지연이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통상 감사보고서 시행까지 평균 18~19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의 감사는 감사위원회 변경의결 이후 8일 만에 시행돼 지연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공수처는 헌재가 다루지 못한 부분으로 감사위원 전원의 문안 심의·확정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감사보고서 시행을 위해서는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 결재뿐 아니라 감사위원들이 함께 문안을 검토·확정하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 과정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무처가 독단적으로 문안을 확정·시행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공수처는 이 같은 행위가 감사위원들의 권한 행사를 방해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전산 조작과 관련해서도 공수처는 헌재 판단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공수처는 전산 유지보수업체 직원을 통해 감사원 전자감사관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접속해 결재 관련 데이터가 삭제됐고, 그 결과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반려 기능이 작동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스템의 정상적인 처리 과정을 벗어난 조치로, 공용전자기록등손상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고발 대상에 포함됐던 일명 '표적감사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공수처는 "표적감사 주장은 감사 절차의 부적절성이나 감사 대상의 위법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만, 수사 결과 직권남용에 이를 정도의 형사책임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감사의 적절성 문제와 형사처벌 대상 여부는 구분해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이번 사건에 대해 "헌재 판단을 부정하거나 뒤집는 취지가 아니라, 형사수사로만 확인 가능한 증거를 통해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한 것"이라며 "공소제기 요구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공모 방식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이날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감사원 사무처 소속 간부 4명 등 총 6명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A 전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조정실장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로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최 전 원장과 유 전 사무총장 등은 2023년 6월 9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관련 감사보고서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감사위원들의 문안 심의·확정 절차가 완료되지 않고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 결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고서를 확정·시행한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법상 감사원은 감사위원으로 구성되며, 감사원 규정상 감사보고서는 감사위원들을 대표하는 주심위원의 열람 결재를 받아야 시행된다. 최 전 원장과 유 전 사무총장은 이런 규정을 무시하고 사무처 독단으로 감사보고서를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전산 유지보수업체 직원으로 하여금 감사원 전자감사관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접속하도록 했다. 공수처는 이를 통해 전자감사관리시스템상 주요 기능을 상실시켜 해당 데이터베이스의 효용을 해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작년 3월 헌법재판소는 최 전 원장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피의자들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전산조작이 주심위원의 시행 지연을 막기 위해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직권남용죄로는 판단하지 않았다.
또 공수처 수사 결과 A전 실장은 2022년 8월 1일 실시된 권익위에 대한 감사에서 감사 총괄인 감사원 특별조사국 제5과장을 만나 권익위원장 등에 대한 사항을 제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죄는 선서에 의해 증인 진술의 정확성을 확보함으로써 진실을 발견하려는 국회의 판단을 위태롭게 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2년 12월 15일 고발장 접수 이후 약 3년에 걸친 수사 끝에 공소제기 요구로 마무리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