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우리 수출, 비IT 부진 지속…차별적 대응해야"

  • 한국은행 '주요 품목별 수출 경쟁력 평가' 보고서 발표

  • "철강·기계·화공품 경쟁력 저하…자동차·반도체는 강화"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 수출이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비(非) 정보통신(IT) 품목 수출이 장기간 정체된 가운데 수출 성과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주요 품목별 수출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수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18년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비IT 품목 수출도 최근 수년간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중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과의 경쟁 심화 속에서 우리 수출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출 증가가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집중되면서 이를 제외하면 2010년대 중반 이후 수출 증가세가 사실상 멈췄다는 것이다.

올해 역시 반도체 경기 호조로 전체 수출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비IT 품목 부진이 이어지면서 품목 간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은이 주요 수출 품목별 경쟁력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 철강과 기계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품목·시장 경쟁력이 약화되며 수출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됐다. 특히 중국의 공급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가 동남아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화공품은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으로 장기적으로 품목 경쟁력이 일부 개선됐지만 최근 중국 시장 내 자급률 상승과 경쟁 심화로 시장 경쟁력이 약화됐다. 석유제품은 정제 설비 고도화 등 영향으로 품목 경쟁력이 회복되면서 수출 여건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동차와 반도체는 품목 경쟁력 강화가 수출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 자동차는 브랜드 고급화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고, 반도체는 고부가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며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입었다.

다만 자동차는 경쟁 업체들이 주요 수출 시장에 현지 공장을 확대하며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반도체 역시 중국이 범용·저사양 메모리 부문을 중심으로 추격에 나서면서 향후 경쟁력 약화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은은 "우리 수출의 성과를 중장기적으로 높이려면 품목별 경쟁력의 방향성과 지속 가능성을 감안해 차별적인 정책 대응에 나서야 허는 것을 시사한다"며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응해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협정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통상 비용을 낮춰 우리 기업의 시장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강과 화공품 등 경쟁력 약화 품목은 현재 추진 중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에 집중해야 한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등 강점 품목은 연구개발 지원 강화와 기술 보안을 통해 기술 우위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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